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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5주기, 돌아오지 못한 아들 그리며 식당 합니다"

YTN 권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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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5주기, 돌아오지 못한 아들 그리며 식당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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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5주기, 돌아오지 못한 아들 그리며 식당 합니다"

"우리 아들이 부대 앞에서 식당 열라고 해서 영업 시작"
"군인 오면 계란후라이 두 개 주고 모자라면 더 얹어줘야지"
"배 타기 전 3월 말에 돌아온다던 아들…저 세상 가면 다시 만날까"
"천안함, 오래오래 잊지 말아줬으면"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3/18 (수)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故 문규석 원사 어머니 유의자씨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3월 26일, 내일은 천안함 피격 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5년 전 나라를 지키던 46명의 우리 용사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죠. 그 중에서 고 문규석 원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복무했던 평택 해군기지 앞에서 식당을 열었습니다. 어머니의 지난 5년은 어땠을까요? 벌써 4년 째 아들을 대신해서 부대 앞을 지키는 문 원사의 어머니 유의자님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故 문규석 원사 어머니 유의자씨(이하 유의자): 예, 안녕하세요?


◆강지원: 지금 식당에 계시나요?

◇유의자: 예, 식당에 손님 오셔서...

◆강지원: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아드님 생각이 더 많이 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의자: 그럼요. 많이 나죠. 보고싶어 죽겠구만

◆강지원: 내일이 5주년인데요. 지난 5년 어떻게 지내셨어요?

◇유의자: 맨날 눈물 세월로 고민 속에 빠졌죠, 뭐. 사는 것도 사는 것 같지도 않고, 재밌는 것도 없고, 그러고 지내고 있어요. 아휴.

◆강지원: 문규석 원사는 어떤 아들이었습니까?

◇유의자: 너무나 엄마한테 잘 하고 자상하고, 다른 부모들도 다 자기 자식은 잘 하겠지만 저는 또 유달리 지가 잘한 것 같아, 내 생각에는. 나한테는 너무나 소중하고 애인 같은 사이랄까? 그랬어요.

◆강지원: 해군으로 복무하면서 표창도 많이 받았더군요.

◇유의자: 지가 열심히 하고, 애가 착해요. 무슨 뭘 해도 뭐한 것도 없고, 무조건 엄마 죄송해요, 엄마 죄송해요, 얘는 이 소리를 잘 해요. 엄마, 죄송하다고. 그래서 기억에도 저는 딸보다도 아들을 더 좋아하거든요. 애가 자상하기 때문에.



◆강지원: 아드님이 복무했던 평택 부대 앞에서 지금 식당을 하시지 않습니까?

◇유의자: 예, 2함대 앞에서요.

◆강지원: 특별히 그 부대 앞에서 식당을 차리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유의자: 예, 이유가 있죠. 우리 아들이 2함대 앞에서 군인들 뭐 좀 주고, 그래서 장사를 엄마 해 보자, 해 가지고 지 있을 때 식당을 했으면 좋을 건데, 지가 그러더라고. 나한테 엄마, 식당하면 안 돼? 그래서 내가 안 한다, 임마, 그래 놓고 가만 생각해 보니까 우리 아들 말이 맞나, 그러고 내가... 휴. 그러고 내가 지내고 있고, 우리 아들 한을 풀어 주려고, 지가 하자고 했으니까 그냥 하고 있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냐면 사고 나서 원고지도 아닌 데 뭐하려 와서 하냐고, 그냥 내려가라고 하는데도 우리 아들이 그 한 마디에 못 내려가겠더라고요. 그래서 차린 것도 우리 아들 때문에 차렸고, 그래서 지금 하고 있어요.

◆강지원: 백령도로 훈련 간다면서 천안함에 승선하기 전에 어머니에게 식당 한 번 해 보시라고 그렇게 얘기를 했었군요, 아드님이.

◇유의자: 그 전에도 항상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엄마, 식당 좀 하면 안 돼?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야, 이놈아, 엄마가 식당도 안 해 봤는데 어떻게 하노, 그러니까 엄마, 지금 하는 대로 하면 될 거야, 군인들도 밥 좀 배불리 많이 주고, 그 얘기를 그렇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았다, 소리를 맨 처음에는 안 했어요. 대답을 안 했어요. 그랬더니 가만 생각해 보니까 우리 아들이 얘기했으니까 한 번 해 봐야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해서 내가 지가 배 나간다고 하기에 3월 26일 날 사고 났지만 지가 배 나가는데 3월 말일 날 들어온대. 그러면 내가 언제 오냐, 라고 하니까 3월 말일 날 들어온다고 해요. 그래서 네가 3월 말일 날 들어오면 엄마가 그 때 한 번 가 볼게, 그랬어요. 그랬더니 3월 26일 날 사고가 났고, 그래서 제가 너무 한이 되어서 지금 그러고 있는 거죠. 그래서 하고 있어요.

◆강지원: 네, 알겠습니다. 식당에 군인들도 많이 오죠?

◇유의자: 예. 군인 아저씨도 오고, 생존자도 오고, 평범한 사람도 오고, 그렇게 오세요. 오시면 제가 최소한 성의껏 해 주는 거죠.

◆강지원: 계란 후라이라도 하나 더 얹어주시고 그러세요?

◇유의자: 네, 계란 후라이는 군인은 두 개 주고 평범한 사람은 하나 주는데, 군인은 두 개 줘도 모자라면 더 줘야 되겠죠. 그래서 소문이 났지. 군인이 가면 두 개 준다고. 이모들이 그래요. 나는 군인 아니다, 이러고 그래요. 그래서 계란 후라이도 지가 좋아했으니까 내가 더 해 주고... 그러고 지내고 있어요. 3월 달 되면 그래서 내가 저번에도 너무 보고 싶어서 내가 죽으면 우리 아들 보러 갈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서 막 죽고 싶은 생각 밖에 없어, 그러면 죽으면 지가 나 볼 것 아닌가, 너무 잘 했기 때문에, 애인 사이 같달까? 그렇게 좋아했어요, 우리 아들을. 다른 부모들도 다 자기 자식은 좋다고 하지만 나는 우리 아들 하나 그거, 자식은 많이 안 낳았지만 그거 하나 때문에 내가 살아 온 것도 걔 때문에 더 많이 이것저것 고생을 해도 살아 왔고, 걔가 그렇게 이해심이 많아요. 엄마가 한다는 건 다 해줘. 너무나 자랑스럽고... 그런...

◆강지원: 알겠습니다. 아버지는 부산에 그냥 계시고 어머니께서는 평택에서 식당을 하시고, 가끔 부산에 가시죠?

◇유의자: 예. 저 혼자 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경기가 안 좋아서 밥을 남는 건지 안 남는 건지도 모르고, 그냥 우리 아들 생각만 하니까, 그런 거 계산도 안 해요, 잘. 그냥 군인들 오면 좋고, 그러고 지내고 있어요.

◆강지원: 내일이 26일이고요. 모레가 27일이고 한데, 어떻게 지내실 예정이십니까? 현충원에도 가 보시겠죠?

◇유의자: 오늘 저녁에 가요. 왜냐면 오늘 저녁에 모임도 있고, 가 봐야지요. 가야죠. 그래야 내일 아침에 현충원에서 행사 하고 대통령도 오시니까, 행사 하고 백령도도 내일 행사 끝나면 저녁에 인천에 가서 자고, 위령탑에 갔다가 천도제 지내고 29일 날 올 거에요.

◆강지원: 예,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께서 참 바라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어떤 말씀을 해 주시겠습니까?

◇유의자: 앞으로 그런 일도 없어야 되겠고, 있어서도 안 되고, 저는 그런 바람입니다. 앞으로 진짜 이런 일이 안 나도록, 그리고 천안함에 대해서는 잊어버리지 말고, 오래오래 기억을 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강지원: 알겠습니다. 어머니, 건강하셔야 됩니다.

◇유의자: 예, 알았습니다.

◆강지원: 오래오래 사시고요. 고맙습니다.

◇유의자: 예, 알았습니다.

◆강지원: 지금까지 천안함 희생자 故 문규석 원사의 어머니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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