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3월 첫주 `뮤티즌 송`(KBS2 `뮤직뱅크` 1위)은 케이윌의 `니가 필요해` 입니다."
가수 케이윌은 지난 2일 눈시울을 붉혔다. 신곡 `니가 필요해`로 미쓰에이 등 쟁쟁한 후배 아이돌을 제치고 `뮤직뱅크` 1위를 차지해서다. 당시 앙코르 무대에서 그는 자기보다 덩치가 큰 존박을 업고 노래를 불렀다. 팬들에게 넙죽 큰절까지 했다. 케이윌은 "`뮤직뱅크` 1위 후보에는 여러 번 올랐는데 상을 받은 건 처음"이라며 울먹였다.
2007년 3월 데뷔한 그는 지난해 4월3일 SBS `인기가요`에서 `가슴이 뛴다`로 데뷔 4년 만에 처음 정상에 올랐다. 이후 그는 KBS2 예능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 전설을 노래하다`에서 최초 5연승 행진으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케이윌은 라디오 출연 단골 게스트다. 말발도 좋아 `라디오계의 유재석`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어머니에게 `얼굴없는 가수`이기도 하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는 말은 제게 해당 사항이 없더라고요. 더디게 한 발 한 발 걸어왔고 제 노래도 그렇게 조금씩 사랑받은 것 같아요. 아직도 우리 어머니는 `넌 왜 TV에 안 나오니?`, `넌 왜 얼굴없는 가수 하는거냐?`고 물으셔요. 하하."
◇ "이적, 지드래곤에 밀려서…"
케이윌이 대중에게 익숙하게 다가간 결정적 계기는 MBC `무한도전`이다. 그는 2년 전 `무한도전`의 서바이벌 편에서 못생긴 팀의 일원으로 출연했다. 또한 그는 알래스카 특집과 `무한도전` 멤버들이 지원한 탈북 소녀 복서 최현미의 WBA 여자 페더급 세계 챔피언 2차 방어전 오프닝 공연 가수로도 무대에 선 바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빅뱅의 대성 닮은 가수`가 아닌 케이윌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온전히 부르기 시작했다. 동네 편의점 아저씨도 드디어 그를 알아봤다. 케이윌은 "예능의 파괴력을 그때 처음 느꼈다"며 "무한도전 한방으로 대중에 친근해진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유)재석이 형이 `무한도전 공식가수`라는 애칭도 지어주셨는데 작년부터는 지드래곤, 정재형, 이적 선배 등만 찾으시고 이제 전 안 부르시더라고요.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 서운하진 않지만 다음에 꼭 기회가 되면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하하."
◇ "인기를 구걸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차트 순위도 예능감도 칭찬도 아니다. 바로 케이윌 음악에 대한 대중의 신뢰다. 아이돌 그룹이 대세인 요즘 가요계에서 케이윌은 보기 드문 남자 발라드 가수의 계보를 잇고 있다.
"많은 분께 사랑받길 바라지만 인기를 구걸할 생각은 없어요. 어느 순간 제 음악을 무조건 좋아해주는 팬을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냉정하게 저를 평가하고 제가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자극해주는 팬을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그의 결론은 "외부 환경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나 자신 스스로 나를 지키는 것 밖에 없다"였다. 이조차 자존심이고 겉멋 같기도 하다는 그는 "조금 더 솔직히 얘기하면 `OO이라서 케이윌이 좋다`가 아니라 `그래도 케이윌을 응원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말하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케이윌은 팬들에게 늘 미안하다고 했다. 다정다감하게 표현하는 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란다. 케이윌의 `니가 필요해`는 바로 그런 그의 솔직한 마음이 담겨 있는 노래다.
`일 년이 가도 십 년이 가도 나는 똑같아 / 단 하루도 잊지 못한 사람 / 난 너여야만 해 / 내 사랑이 너인데. 너 없이는 안돼 / 니가 필요해`란 노랫말은 그가 팬들에게 전한 사랑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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