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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오른쪽) SBS 야구 해설 위원. 제공 | SBS |
[스포츠서울]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대회 중반을 지난 가운데, 중계를 둘러싼 지상파 방송 3사의 마이크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국의 메달 순위 경쟁 만큼이나 연일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이며 장외 경쟁을 펼쳐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야구 결승과 남자축구 8강 한일전 등 빅 이벤트가 열렸던 28일 중계 결과에 각 방송사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28일 결과만 놓고 본다면 MBC와 SBS가 벼랑 끝 공방을 벌인 끝에, 정작 KBS가 손쉽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MBC는 SBS와의 사투 끝에 은메달을 힘겹게 얻었고, SBS는 스타 해설위원을 투입하며 기대를 높였지만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KBS는 MBC와 SBS가 야구 결승 중계를 놓고 맞붙은 가운데, 지상파 3사의 사전 협약으로 야구 중계에서 빠졌다. 그러나 그보다 1시간 30분 앞서 남자 축구 8강 한국과 일본의 경기를 단독으로 중계해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MBC와 SBS가 야구 결승 중계로 공방을 벌이는 동안, KBS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편성으로 20.7%(닐슨코리아 집계)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경쟁사들의 김을 단단히 뺐다. 반면 KBS가 중계한 남자축구 한일전(16.0%)은 동시간대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9.7%)와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7.2%)을 가뿐히 제압하며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로 아시안 게임 편성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야구 결승을 놓고 격돌한 중계 경쟁에서는 MBC(11.9%)가 SBS(8.0%)를 눌렀다.
이같은 결과에는 야구와 축구에 걸린 시청자들의 기대 심리가 다른 점도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인기 종목이라도 2개 방송사가 동시에 중계하다보니 시청률이 분산돼 아쉬운 결과를 냈다. 결국 KBS가 독점 중계로 인한 편성 효과와 반사 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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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해설위원. 스포츠서울DB |
한편, 야구 대표팀이 28일 결승에서 숙원이었던 우승을 차지하면서, 그간의 마이크 경쟁에 대한 결과도 흥미를 끌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야구 종목에 쏠린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박찬호, 이승엽, 이종범 등 스포츠 스타들을 해설위원으로 영입하는 등 일찍부터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맞대결을 통해 확인한 결과 허구연의 MBC가 박찬호의 SBS와 이종범의 KBS 중계를 모두 누르고 예상 밖의 선전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허구연의 MBC는 28일 결승 경기에서 박찬호의 SBS를 누른 데 이어, 이에 앞서 27일에도 10.1%를 기록해 이종범 한화 이글스 코치를 해설자로 내세운 KBS(8.6%)에 압승을 거뒀다. 한편, 이승엽을 해설위원으로 내세웠던 24일 대만과의 예선전에서는 KBS(6.2%)가 박찬호가 마이크를 잡은 SBS(5.0)를 누르기도 했다. 결국 야구팬들은 스포츠 스타의 특별 출연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오랜 경력으로 쌓은 노련한 중계와 특유의 재치 있는 코멘트에 금메달을 안긴 셈이다. 반면 큰 화제를 모았던 박찬호는 24일 대만전 중계 중에 오재원을 두고 과거 자신과 경기 중에 시도한 ‘할리우드 액션’을 회상하며 훈계하는 등의 일화로 구설에 오르며 시청률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