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온 가운데 군대예능 ‘진짜 사나이’의 폐지론이 제기되고 있다. 방송에서는 ‘내무반 판타지’를 말하지만, 현실은 악랄한 폭행으로 얼룩진 사건이 발생하자 예능을 접하는 시청자들은 위화감만 커진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5월 첫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는 연예인들의 군대 체험으로 일요일 오후에 방송, 최고 16%대의 시청률까지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에선 연예인들의 군대 체험을 생생한 관찰 카메라 안에 담아 달라진 군대 문화를 보여주고자 했지만, 최근 이 방송에선 내무반 생활이 실제 군생활과는 너무 차이가 있다는 볼멘 소리도 제기된 게 사실이다. 연예인과 일반병사의 교감은 진솔하다 할지라도 방송에서 비치는 부분은 지나친 군대 미화가 아니냐는 괴리가 진작에 형성됐다.
지난 6월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한 즈음, ‘진짜 사나이’에선 하필이면 GOP 체험을 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방영했고, 이어 윤 일병 사건으로 온 국민이 분노에 휩싸인 가운데 방영된 ‘진짜 사나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각은 불편하기만 하다.
지난해 5월 첫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는 연예인들의 군대 체험으로 일요일 오후에 방송, 최고 16%대의 시청률까지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에선 연예인들의 군대 체험을 생생한 관찰 카메라 안에 담아 달라진 군대 문화를 보여주고자 했지만, 최근 이 방송에선 내무반 생활이 실제 군생활과는 너무 차이가 있다는 볼멘 소리도 제기된 게 사실이다. 연예인과 일반병사의 교감은 진솔하다 할지라도 방송에서 비치는 부분은 지나친 군대 미화가 아니냐는 괴리가 진작에 형성됐다.
지난 6월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한 즈음, ‘진짜 사나이’에선 하필이면 GOP 체험을 한 연예인들의 모습을 방영했고, 이어 윤 일병 사건으로 온 국민이 분노에 휩싸인 가운데 방영된 ‘진짜 사나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각은 불편하기만 하다.
![]() |
이미 ‘진짜 사나이’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과 포털사이트에는 윤일병 사건을 언급하며 “현실과는 동떨어진 군대 모습은 픽션에 불과하다. 22사단의 총기난사와 28사단의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접하고 있는 국방현실에 방송사의 오락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진짜 사나이’는 위화감만 조성한다”, “유명 연예인과 평범하게 병역을 치르느라 고생하는 병사 사이에 묘한 이질감만 든다”, “윤 일병 사건 이후 ‘진짜 사나이’는 국군 홍보방송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는 지난 2일 ‘MBC ’진짜 사나이‘의 폐지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글이 게재됐다. 이 글을 올린 청원자는 “프로그램이 군과 군부대 질서를 미화해 많은 시청자들을 우롱할뿐더러 무엇보다 촬영지인 해당 부대 사병들에게도 지속적으로 민폐를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명인원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국민의 공분을 불러온 윤 일병 사건과 맞물려 ‘진짜 사나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불편함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일련의 사건에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다 하차한 배우 류수영은 최근 진행된 SBS ‘끝없는 사랑’ 기자간담회에서 “‘진짜 사나이’는 군대가 여러가지 어폐가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좋은 면들을 보여주며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따라하게 만들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 |
그러면서 “제대한지 좀 됐지만 가본 결과 그 때보다 체계화돼 있었고 왕따, 따돌림 등에 대한 것들도 어느 정도 구체화돼 있었다”며 “일주일 살아 보는 게 쉽지 않은데 다녀본 결과 문제가 없진 않다. 인간이 50~60명 씩 모아놓고 못 나가게 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단 군대 문제가 아니라 인간은 다 그렇다. 얼마 전에 안 좋은 일도 생기고 했는데 그렇게 스무살 초반의 청년들을 모아놓고 긍정적인 쪽으로만 갈 수 있다는 것도 과도한 희망이고 바람인 것 같다”며 “조금씩 고쳐 나가기를 바란다. 한때 군인이었고 그런 프로그램을 하는 사람으로서 바라는 소망이다”고 전했다.
여론은 악화됐지만 MBC에선 ‘진짜 사나이’의 제작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여름특집 격으로 현재 여자 연예인의 여군체험 녹화도 진행 중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진짜 사나이’는 군대, 육군의 홍보방송 성격으로 방영되고 있는데 윤 일병 사건을 통해 군대의 가혹행위가 드러난 현재 군대를 아름다운 모습을 홍보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며 “방송 프로그램인 만큼 병사들 간의 갈등과 내무반 안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와 같은 어두운 사건 사고는 당연히 비칠 수 없다. 현재로선 예능 프로그램을 예능으로서 바라보며 어느 정도 한계를 인정하자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군대문화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 시청자들이 위화감을 느끼고 있는 때에 군대를 미화하는 예능이 지상파 프로그램으로는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shee@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