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대한민국 투자보고서 ◆
지난해 공기업에서 퇴직한 A씨(56ㆍ남성). 그는 25년 직장생활 동안 한번도 주식투자를 한 적이 없었는데 올 들어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재직기간 저축한 돈에 퇴직금까지 더해 모인 돈이 2억원에 달하자 갑자기 '주식 생각'이 번쩍 든 것이다.
여전히 자녀 교육이나 결혼 자금 등으로 돈 나갈 곳이 많은 데도 시중 금리가 너무 낮아 은행 예금이나 채권은 마땅치 않다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정작 큰 재미를 못 봤다. 지난 6월 말 그의 주식계좌 잔액은 2억원을 밑도는 1억80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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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공기업에서 퇴직한 A씨(56ㆍ남성). 그는 25년 직장생활 동안 한번도 주식투자를 한 적이 없었는데 올 들어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재직기간 저축한 돈에 퇴직금까지 더해 모인 돈이 2억원에 달하자 갑자기 '주식 생각'이 번쩍 든 것이다.
여전히 자녀 교육이나 결혼 자금 등으로 돈 나갈 곳이 많은 데도 시중 금리가 너무 낮아 은행 예금이나 채권은 마땅치 않다고 판단한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정작 큰 재미를 못 봤다. 지난 6월 말 그의 주식계좌 잔액은 2억원을 밑도는 1억8000만원이었다.
28일 매일경제신문이 한국리서치와 함께 서울과 주요 도시(부산 인천 광주 대구 대전 울산)에 거주하는 만 30세 이상 60세 미만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금융거래 및 투자실태'를 조사한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여성보다는 남성이 주식투자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5% 신뢰수준에 오차한계는 2.83%포인트이다.
아직 여유자금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젊은 층은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진 40~50대는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30대는 절반에 가까운 46.4%가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다고 답했고, 주식에 투자한다는 응답은 27.9%에 그쳤다.
반면 40대는 37%가 직접 주식에 투자하고 있고, 50대는 33.8%가 직접 투자한다고 응답했다. 펀드에 투자한다는 응답은 40대 44.4%, 50대 35.3%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감소했다.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주식투자 비율이 더 높았다. 직접 주식투자자들의 평균 자산 규모는 5억2500만원으로 응답자 평균 3억6700만원에 비해 약 1.4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은 기대수익이 낮지만 안정성이 높은 펀드를, 남성은 다소 리스크가 있더라도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을 투자처로 선호했다. 전체 남성 응답자 중 37.6%는 직접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식투자를 하는 여성은 28.4%에 그쳤다. 펀드 가입비율은 여성(45.3%)이 남성(38.8%)에 비해 높았다. 특히 30대 여성은 49.7%가 펀드에 가입한 상태라고 응답해 전체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22.8%에 그쳐 가장 낮게 나타났다.
투자성향을 분석한 결과 여성은 작은 손실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투자행태도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5% 미만 투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보유 주식을 손절매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적정 주식투자 기간도 1년 이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아 리스크에 노출되는 기간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 위험에 민감한 만큼 기대수익률도 남성에 비해 낮았는데 주식투자로 연 5% 미만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25.7%나 됐다.
반면 남성은 투자성향이 상대적으로 공격적이고 기대수익률도 높은 편이었다. 투자 손실이 10%는 되어야 손절매하겠다는 비중이 23.5%로 나타났다. 주식투자로 기대하는 수익은 여성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았고 연 20% 이상 고수익을 원하는 응답자도 22.7%나 됐다. 적정 주식투자 기간은 1~2년 이내라는 답변이 24%로 가장 많았다.
실제 투자 성과 측면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최근 18개월 투자 성적표를 살펴보면 남성 주식투자자 가운데 51.3%가 수익을 낸 반면 여성은 39.7%만 수익을 남기고 43.4%는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투자에서도 남성이 여성을 앞섰다. 하지만 주식에 비해 남녀 차이는 적었다. 최근 펀드투자에서 이익을 실현한 비중은 남성이 61.5%, 여성이 56.2%로 조사됐다. 여성 펀드투자자 27.4%가 손실을 봤고, 남성은 22.9%만 손해를 입었다.
연령별로는 금융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의 투자성과가 좋았다. 30대 투자자 64.4%가 펀드투자에서 이익을 남긴 반면 50대는 53.7%만이 수익을 얻었다. 수익률 차이는 주식투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18개월 동안 주식투자로 이익을 봤다고 응답한 30대는 51.5%로 40대 49.3%, 50대 39.3%에 비해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투자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50대가 49.9%로 두 명 중 한 명꼴이었다. 40대와 30대 가운데 손해를 봤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39.4%, 35.0%로 젊은 층일수록 주식투자에 따른 손실률이 낮게 나타났다.
[김혜순 기자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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