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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2군 '농군 패션', 전통과 간절함의 표현

뉴스1 (뉴스1스포츠) 표권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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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2군 '농군 패션', 전통과 간절함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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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의 특명 "야구가 간절할 때 절대 유니폼으로 멋내지 마라"
(뉴스1스포츠) 표권향 기자 =

염경엽 감독은 2군 선수단에게 '농군 패션'으로 경기할 것을 지시했다. 유니폼으로 모양을 내지 말고 야구에 대한 간절함만으로 집중하라는 뜻이다. © News1

염경엽 감독은 2군 선수단에게 '농군 패션'으로 경기할 것을 지시했다. 유니폼으로 모양을 내지 말고 야구에 대한 간절함만으로 집중하라는 뜻이다. © News1


벌써 2년째다. 넥센 히어로즈 2군 선수단은 ‘농군 패션’이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아마 선수처럼 유니폼 하의를 무릎 바로 밑까지 바짝 끌어올리고, 야구 스타킹이 훤하게 드러내는 착용법을 유지하고 있다. 염경엽 넥센 1군 감독의 명령 때문이다. 예외는 없다. 프로 18년차인 이정훈도, ‘제 2의 박병호’인 강지광도, ‘최강 신인’ 김하성도 모두 하나가 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린다.

염 감독이 경기가 없던 13일 오전, 화성시에 위치한 넥센 2군 경기장인 화성 히어로즈 볼파크를 찾았다. 퓨처스 리그 1위인 경찰청과의 경기를 보고, 2군 선수들의 상태를 직접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염 감독은 승리를 차지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격려했고, 오후 4시부터 진행된 1군 선수단의 훈련을 지휘했다.

넥센 2군 선수들은 유니폼 착용법부터 특이하다. 바지 밑단이 발목까지 덮는 스타일로 멋을 낸 경찰청 선수들과 달리 모두 무릎까지 바지를 끌어올렸다. 마치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하는 중학교나 고교 선수 같은 모습이었다.


프로에선 신인 선수나,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이 '초심'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유니폼을 입는 방법이다. 이런 스타일은 넥센 2군 선수들에게 당연한 모습으로 받아들여진지 오래다.

현재 2군에 머물고 있는 '고참' 이정훈이 '농군 패션'을 하고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 News1 표권향 기자

현재 2군에 머물고 있는 '고참' 이정훈이 '농군 패션'을 하고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 News1 표권향 기자


2군 선수들의 한결같은 꿈은 1군 합류다. 멋 부리기보다 실력 향상이 최우선 과제다. 경기에 나가든, 벤치를 지키든 야구에 집중하려면 '유니폼 패션'은 머리 속에 깨끗이 지워야 한다. 염 감독이 2군 선수들의 유니폼 착용법에 대해 절대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다. 항상 곁에서 관리할 수 없는 선수들이기에, 야구만 생각해야 하는 선수들이기에 더욱 엄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염 감독은 “첫째 야구에 전념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2군 선수들은 유니폼으로 모양을 내거나 멋을 낼 때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또 “야구에 대해 진지하고 간절해야 한다. 그 마음을 배워야할 시기”라며 “결국 이런 마음가짐이 자신의 재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둘째 이유는 '넥센만의 전통'을 만들기 위함이다. 염 감독은 “우리 팀만의 색깔이 될 것”이라며 “1군과 차별화해 정신적인 면을 관리하려는 의도”라고 운을 뗐다. 이어 “프로 선수로서의 간절한 마음가짐을 작은 것부터 실천하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넥센 2군은 올 시즌 초반 퓨처스 리그 북부 리그에서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13일 현재 7승15패3무로 최하위까지 내려갔다.

염경엽 감독이 화성 2군 경기장을 찾던 날, 야구를 향한 간절함으로 재무장한 선수들은 경찰청을 상대로 최근 3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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