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의 노벨상' 2014 프리츠커상 받은 반 시게루 … 2년 연속 일본출신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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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시게루가 설계한 프랑스 퐁피두 메츠 센터. 목재를 육각으로 엮은 지붕 구조가 우아하다. [사진 Didier Boy de la Tour 촬영·하얏트재단, VAN하얏트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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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시게루 |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올해 수상자로 25일 선정된 일본 출신의 반 시게루( 坂 茂·56)에 대한 평가다. 지난해 수상자인 이토 도요(73)에 이어 일본 건축가가 2년 연속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일본 건축가로는 일곱 번째 수상자다. 이로써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가 됐다.
주최 측인 하얏트재단은 24일(현지시간) 반 시게루를 수상자로 발표하며 “그는 지난 20년간 벌어진 극단적인 자연재해 현장에 창의적이고 높은 질의 디자인으로 참여해왔다”며 “인류에 대한 공헌이라는 프리츠커상 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한 건축가”라고 설명했다. 일본 건축가가 연거푸 수상한 것은 ‘이변’일 수 있지만, 그의 수상은 이변은 아니라는 게 건축계의 반응이다. 2010년 일본 여성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가 수상하기 이전부터 해마다 그는 수상 가능성이 큰 후보로 계속 거론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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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때 이재민들을 위해 종이관을 이용해 만든 파티션 시스템. [사진 Didier Boy de la Tour 촬영·하얏트재단, VAN하얏트재단] |
◆새로운 소재, 독특한 구조=반 시게루는 시류와는 거리가 먼 건축가로 유명하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새로운 재료와 공법을 고집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왔다는 얘기다. 심사위원단은 “그는 주택, 미술관, 파빌리온, 콘서트홀, 사무빌딩 등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이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은 ‘실험성’이라고 평했다. 종이 뿐만 아니라 대나무, 천, 플라스틱 등 흔하디 흔한 재료를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하는데 창의적이라는 설명이다.
대표작 중 하나인 ‘네이키드 하우스’는 바깥 벽은 흙으로, 안은 목재를 사용하면서도 플라스틱과 아크릴까지 재료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질적인 재료를 혼합하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동시에 공간 안에 비추는 빛의 퀄리티까지 섬세하게 조율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지난해 스위스 취리히에 지은 타미디어(Tamedia) 사옥은 강철 조인트나 접착제를 쓰지 않고 목재를 씨줄날줄처럼 엮는 구조를 시도해 눈길을 모았다.
이은주 기자
◆반 시게루(56)=1957년 도쿄에서 도요타자동차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와 패션 디자이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82년 미국 쿠퍼 유니온대 건축학부 졸업. 85년 자신의 건축 스튜디오를 설립. 95년부터 99년까지 UN난민기구(UNHCR) 컨설턴트로 활동. 일본 게이오대 교수(2001~08)를 거쳐 2011년부터 교토대 교수로 재직.
◆프리츠커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해마다 인류와 환경에 중요한 공헌을 한 건축가에게 수여한다.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힌다. 하얏트호텔 체인을 소유한 하얏트재단 전 회장 제이 A 프리츠커(1922~99) 부부가 1979년 제정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를 비롯 오스카 프랭크 O 게리·알바로 시자·페터 줌토르·렘 쿨하스·안도 다다오 등 세계 저명 건축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직 한국 수상자는 없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이은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ju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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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시게루가 설계한 프랑스 퐁피두 메츠 센터. 목재를 육각으로 엮은 지붕 구조가 우아하다. [사진 Didier Boy de la Tour 촬영·하얏트재단, VAN하얏트재단]](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14/03/26/htm_2014032615010a010a011.jpg)

![동일본 대지진 때 이재민들을 위해 종이관을 이용해 만든 파티션 시스템. [사진 Didier Boy de la Tour 촬영·하얏트재단, VAN하얏트재단]](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14/03/26/htm_2014032615021a010a01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