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단독]반복되는 일몰제 공포…일몰 연장에도 4곳 중 1곳은 다시 위기

머니투데이 김지영기자
원문보기

[단독]반복되는 일몰제 공포…일몰 연장에도 4곳 중 1곳은 다시 위기

속보
LG디스플레이 작년 영업익 5170억…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
[MT리포트]①일몰없는 정비사업 일몰제

[편집자주] '정비사업 일몰제'는 장기 표류 정비사업장을 정리해 도시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되레 혼란을 키우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일몰이 사라진 정비사업 일몰제의 현 주소를 되짚어본다.

서울 정비사업 일몰제 연장 현황/그래픽=김지영

서울 정비사업 일몰제 연장 현황/그래픽=김지영


일몰 기한 도래로 연장 혜택을 받은 서울시 정비사업장 가운데 약 24%는 연장 이후에도 몇년 간 사업이 지연되며 다시 일몰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몰제가 사업 속도와 정상화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일몰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정비사업장 가운데 일몰 기한이 도래해 과거 한 차례 연장 신청을 한 사업장은 모두 34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8곳(23.5%)은 연장 이후에도 2~3년간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올해 하반기부터 다시 일몰 기한이 돌아온다. 법제처 유권해석상 일몰 연장은 1회에 한해 허용되는데 연장 이후에도 사업 지연이 반복되면서 제도가 사업 정상화를 유도하기보다는 시간을 벌어주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비사업 일몰제는 재건축·재개발 구역이 지정된 이후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등 핵심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장기간 표류할 경우 정비구역 지정을 해제하도록 한 제도다. 사업성이 없거나 추진 의지가 부족한 구역을 정리해 재산권을 보호하고 도시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기한이 지나도 아무런 행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기한 직전 형식적인 절차만 밟아 일몰 적용을 피하는 사업장이 나오는 등 나쁜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신삼호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은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방배신삼호는 과거 한 차례 정비사업 일몰 연장을 신청해 유예를 받았지만 지난해 해당 유예 기한이 만료됐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정비구역 해제나 추가적인 행정 절차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이 사업장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으며 이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사업시행인가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가좌6 주택재건축정비구역은 지난 2023년 4월 16일 1회 연장 후 지난 2025년 4월 정비사업 만료시점을 지났지만 그대로 유지되다 지난해 11월 통합심의로 넘어가 일몰 해제 위기에서 벗어났다. 법과 원칙대로라면 일몰제 적용 검토, 해제 논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행정은 사실상 '무대응 상태'를 유지한 것이다.

실질적인 사업 진척보다는 형식적인 요건 충족으로 일몰 피하기에 급급한 정황도 있다. 송파구 극동가락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은 2023년 한 차례 연장했지만 사업은 제자리 걸음을 하다 지난해 6월 두번째 연장 위기를 맞았따. 그러나 일몰 기한 직전 부랴부랴 사업시행인가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비구역이 일몰제로 해제될 경우 그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각종 도시계획상 혜택은 무효화되고 이미 투입된 비용은 조합과 주민들의 부담으로 남는다. 민원 폭증과 행정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일몰제를 엄격히 적용하지 않고 사업을 유지해 주는 쪽으로 기울게 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제 방안이나 정비구역 해제 기준은 명확히 적용되지 않아 불확실성만 떠안게 된다.

최근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시는 이러한 혼선에 대해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비사업 일몰제와 관련해 "일몰제는 적용 여부는 기본적으로 자치구 소관이고 구제 방안 마련은 법령 개정이 필요한 문제인 만큼 시의 행정 영역 밖"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