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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단임제 검토"…지배구조 개편 속도낸다

이데일리 김국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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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단임제 검토"…지배구조 개편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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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8개 지주 대상 특별 점검 마무리
지주에 사외이사 보수·처우 자료 제출 요구
지배구조 TF, 사외이사 임기 단축·회장 연임 제한 등 검토
전문가 "이사회 역할, 명확한 가이드라인 줘야"
[이데일리 김국배 이수빈 기자] 금융당국이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금융 등 8개 주요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지배구조 특별 점검을 마무리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은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보수 체계 점검에도 나섰다. 현재 정부는 금융지주 경영진의 이른바 ‘참호 구축’ 문제를 막기 위해 사외이사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회장 연임을 제한하는 등의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린 상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3일을 끝으로 8개 은행 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관련 운영 실태 점검을 마쳤다. 금감원은 사외이사의 실제 활동 내역을 바탕으로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등 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운영 적정성을 들여다본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에 사외이사 보수와 처우 등 관련 자료 제출도 요구했다. 사외이사 보수체계와 공개 방향 등을 점검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또 금감원은 지난 2023년 12월 마련돼 시행 중인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형식적으로만 이행하거나, 편법적으로 우회한 사례가 없는지 중점 점검했다. 금감원의 이번 점검 결과는 지난 16일 출범한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논의에 반영될 전망이다.

지배구조 선진화 TF 논의의 핵심 축은 ‘거수기 이사회’를 깨는 것이다. TF는 사외이사가 장기간 연임하며 경영진과 유착해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임기 단축 등을 검토 중이다. 현재 사외이사 임기는 2년 임기 후 1년씩 연임해 최장 6년까지 연장이 가능한데, 2년 임기 후 1년만 연장할 수 있게 하거나 3년 단임으로 단축하는 방향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금융지주 회장 연임 횟수를 금감원 모범 규준 등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다만 기업의 인사권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향후 검토 과정에서 다른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교수 등 특정 직업이 편중됐단 지적을 받는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앞서 금감원은 IT 보안, 금융 소비자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3월 말까지 TF를 굴려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사외이사 임기를 3년 단임으로 해야 할지, CEO 임기도 제한을 둬야 하는지 등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과 보수도 단기 성과 중심 보수 체계가 아니라 장기 경영 성과와 연동되도록 보강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도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동질성’을 깨는 것이 이번 개선안의 핵심”이라고 했다.


주주의 이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런 역할을 할 주주로 국민연금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배구조 개선 TF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나온다. 법률(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 등은 입법이 추진될 전망이다. 최종안은 이르면 3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사의 임기가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지금의 ‘2+1’ 구조는 독립적이기 어렵다”며 “또 이사들이 CEO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학연, 혈연은 물론 동아리 활동조차 같이 하면 안 되며 이런 사실이 명확히 공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국이 이사회의 역할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 교수는 “이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주어져야 한다”며 “일본의 독립 이사는 회사의 행동 강령을 만들고 장기 전략과 이해 관계자 이익 향상 방안을 수립하며, 후계 구도를 만들도록 요구받는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