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마치 딸처럼 챙기는 남편의 모습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일침을 가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아내를 마치 딸처럼 챙기는 남편의 모습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일침을 가했다.
2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만삭 임산부와 그를 살뜰히 챙기는 남편, '풀세팅 부부'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남편은 출근 전 새벽 5시부터 일어나 2시간 동안 철분이 부족한 아내를 위한 시금치 볶음 등 각종 채소 반찬과 아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끓여놨고, 양념갈비까지 재워놨다.
대기업 근무 중인 남편은 반찬 6종, 찌개 1종 요리를 마친 뒤 출근했고, 뒤늦게 일어난 아내는 남편이 차려둔 아침 식사 대신 사과와 빵, 우유를 먹었다.
출근한 뒤에도 남편은 집에 있는 아내를 챙겼다. 남편은 차려둔 밥을 먹었는지, 챙겨둔 영양제는 먹었는지 세심히 확인했다.
이후 퇴근한 남편은 냉장고를 열어 반찬통을 확인했고, 아내가 채소 반찬을 먹지 않은 사실을 알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걸 왜 설명해야 하냐. 너 성인이지 않나. 내가 딸 키우는 것도 아니고"라며 발끈했다. 이에 아내는 "딸 같이 하기로 하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남편은 "순수하게 그렇게 생각하는 거 같아서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도 들을 때마다 가끔 황당하다. 아이 같으니까 내가 맞춰줘야지 싶다. 내가 뭘 바라겠나 싶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아내에게 귤 속껍질을 하나하나 제거해주거나, 코털까지 정리해줬고, 손발톱까지 대신 다듬어줘 충격을 안겼다.
아내는 작은 것 하나까지 챙겨주는 남편에 대해 "고마운 마음도 있지만,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서운해하는 건 이해되고 고맙긴 한데, 덜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아내를 마치 딸처럼 챙기는 남편의 모습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일침을 가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아내는 "(남편은) 자기가 건강하다고 느끼는 걸 계속 먹게 하거나 약도 되게 복잡하다. 철분이랑 뭐는 같이 먹으면 안 되니까 1시간 후에 이 약을 먹고, 다음에는 밥 먹고 이 약, 간식 먹고 나면 무슨 약을 먹고. 하나하나 다 맞춰야 한다. 저는 그 루틴이 익숙하지 않고 어려운데 그걸 계속하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포도, 귤을 그냥 주면 잘 안 먹었는데 손질을 해주면 먹더라. 그럼 계속 해주게 된다. 먹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그렇게 해주면 아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건 사랑 맞다. 사랑이 맞긴 한데, 해주고 채워주고 제공해주는 사랑의 형태가 많다"면서도 "이게 넘치면 확인과 점검으로 바뀐다. 내가 해준 사랑을 잘 받아들였나 확인하고 점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친절한 통제가 된다. 태도는 친절한데 속성은 통제다. 통제를 받는 사람은 그걸 안 따르면 나쁜 사람이 된 느낌이 든다. 남편이 준 건 사랑이 맞는데, 아내가 원하느냐의 문제다. 아내 입장에선 사랑이 고맙지만, 이 형태의 사랑은 매번 원하는 건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내를 마치 딸처럼 챙기는 남편의 모습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일침을 가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남편이 "아내가 아이 같은 면이 보인다"며 "혼자 있으면 잘 챙겨 먹지 못하는 걸 보니까 마음이 쓰인다"고 하자 오은영 박사는 "아이 아니다. 아이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가진 임산부, 엄마인데 어떻게 하든 먹지 않겠나. 왜 이렇게까지 본인이 다 떠안아서 챙겨주려고 하는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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