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7일 서울시내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최근 은행채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를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금리(주기·혼합형)는 3.74~6.04%로 집계됐다. 6개월 변동금리는 3.77~5.97%로 나타났다.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6%를 넘어간 것은 지난 2023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2025.11.17. |
한국의 주택담보대출 차입자들은 소득과 자산이 많고 부채 규모가 큰 경우 변동금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26일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차입자의 금리 선택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주담대 시장은 주요국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변동에 따른 가계 취약성과 금융시스템 안정성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2022년 4분기 기준 한국의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34.9%로 미국(95.3%), 프랑스(93.2%), 멕시코(99.6%)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정책당국이 고정금리 주담대 목표 비율 제시 등 여러 조치를 취해왔지만 고정금리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차입자 특성 측면에서 △자가 보유자일수록 △총소득이 높을수록 △총자산과 총부채 규모가 클수록 변동금리 주담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경제적 여력이 큰 차입자들이 금리 변동에 따른 이자 부담 변화를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변동금리 대출은 취약차주보다 재무적으로 버틸 수 있는 계층이 더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확인된 셈이다.
공급 요인 측면에서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확대될수록 변동금리 선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레드가 벌어질 경우 고정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면서 초기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의 비용 우위가 부각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을수록 변동금리 선택 확률이 높아지는 점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짧은 보유기간을 전제로 한 투기적 주택 수요가 증가하며 이에 따라 고정금리보다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 대출이 선호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등 향후 금리 상승 기대가 커질 경우에는 고정금리 주담대 선호가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단기 금리차가 클수록 향후 금리 상승 우려가 커져 고정금리를 택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한국 주담대 시장이 주요국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 변동 시 가계 취약성과 금융안정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통화정책 파급경로와 거시건전성 정책의 실효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 확대를 위해 정책당국이 일률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기보단 차입자 특성과 시장 여건을 반영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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