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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광장]NDS로 드러난 美 전략 변화, 韓 머물 것인가 주도할 것인가?

헤럴드경제 신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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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광장]NDS로 드러난 美 전략 변화, 韓 머물 것인가 주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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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기 KAIST 미래전략대학원 교수

김만기 KAIST 미래전략대학원 교수



미국이 최근 발표한 국가방위전략(NDS)은 한반도 안보 질서의 변화를 군사적 관점에만 국한해 읽기 어려운 문서다. 전략은 안보와 경제, 방위산업 구조 재편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작년 11월 공개된 국가안보전략(NSS)이 경제안보를 동맹 전략의 핵심축으로 제시했다면, NDS는 실제 군사력 운용과 동맹 책임 구조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NDS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NSS에 언급됐던 한국의 국방비 부담 논의가 더 이상 직접적으로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NSS에서는 동맹국의 국방비 부담을 단순한 비용 분담인 ‘부담 공유’를 넘어, 미국의 군사적 부담을 동맹국에 전가하는 ‘부담 전가’ 관점에서 제시했다. 그러나 NDS에서는 이러한 개념적 표현이 의도적으로 배제됐다. 미국이 인도·태평양지역 안보에서 역할을 축소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오해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로 해석할 수 있다. 표현은 절제됐지만 동맹 내 책임 구조의 재편이라는 방향성 자체가 후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NDS는 북한을 한국과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명확히 규정한다. 북한의 일부 재래식 전력이 노후화돼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사일과 핵·대량살상무기 능력은 여전히 한반도와 일본을 동시에 위협할 수 있는 현실적 위험으로 평가한다. 특히 과거 문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던 ‘비핵화 추진’이라는 표현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반도 문제를 외교적 해결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할 안보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평가는 분명하다. NDS는 한국이 높은 국방비 지출, 강력한 방위산업 기반, 징병제를 갖춘 국가로서 북한 억지에 대한 주요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역할은 ‘결정적이지만 제한적인 지원’으로 규정된다. 이는 한국의 군사적 책임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한국의 방위산업과 국방역량이 미국 전략의 핵심축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책임 구조의 이동은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와도 직결된다. NDS는 이 변화가 미국의 한반도 전력 태세 조정과 일치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한반도에서의 미군 태세 업데이트’라는 표현은 주한미군의 임무를 한반도 위주의 작전개념으로 고정하지 않고,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전반의 전략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될 수 있는 포괄적 전력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가 단순한 축소가 아니라, 지역 전략 차원의 재배치이자 기능 확장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한미동맹의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맹의 성격이 ‘보호 중심’에서 ‘역할과 책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군사적 문제를 넘어 경제안보와 방위산업 협력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방산 생산 능력, 유지·보수·정비(MRO) 역량, 첨단기술 기반은 미국이 추진하는 재산업화와 지속전력 강화 전략과 맞물려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 역시 이러한 구조 속에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비핵화 협상과 정치적 합의가 평화의 핵심 경로로 인식됐다면, 새로운 전략환경에서 평화는 억지력의 안정과 전력 균형, 그리고 동맹 책임 구조의 관리 속에서 유지된다. 이는 선언적 평화가 아니라 구조적 안정에 기반한 평화다.

이제 한국의 전략적 선택이 중요해졌다. 한국은 스스로 안보 수혜국이 아니라, 경제안보와 방위산업 역량을 바탕으로 동맹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전략국가로 재정의해야 한다. 국방비와 방산 투자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국제안보 질서와 글로벌 산업 구조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전략자산이다. 미국의 국가방위전략이 한국의 안보전략에 시사하는 질문은 분명하다. 변화하는 미국 전략 속에서 한국은 방어적 대응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동맹 질서와 산업 기회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것인가.

김만기 KAIST 미래전략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