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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누구나 '원펜타스'를 꿈꾸지만

머니투데이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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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누구나 '원펜타스'를 꿈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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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에서 낙마한 이혜훈 전 의원의 '강남 래미안원펜타스' 사례는 그간 우리 사회가 말해온 '주거 정의'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강남 원펜타스는 이른바 꿈의 아파트 중 하나다. 서울 강남이라는 입지와 래미안이라는 1군 브랜드, 더구나 신축이다. 누구나 이런 아파트를 갖고 싶고 또 살고 싶어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동네 사시는 부모님은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끌어와 본인 집 주소를 갖다붙이기도 한다. 청약통장을 가진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을 것이고 실제 마음만 먹는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위장전입이나 가족관계 조작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 이번 논란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허탈과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다.

부정청약이 반복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적발돼도 실익이 남기 때문이다. 위장전입·허위혼인·부양가족 조작처럼 고의성이 분명한 행위라도 제재는 대개 당첨 취소나 과태료에 그친다. 이미 입주했거나 집값 상승의 이익을 누린 뒤라면 사실상 '벌금만 내면 끝'이다. 이 벌금도 수백만원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시장에서는 처벌이 시세 차익의 '수수료'도 안된다는 조롱 섞인 이야기까지 나돈다. 한마디로 불법의 기대수익이 처벌 비용을 웃도는 구조다. 부정청약 의혹 당사자인 이 전 의원 역시 약 35억원에 이르는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국회는 최근 주택법에 담겨 있던 부정청약 처벌 조항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으로 옮겨 재건축·재개발 일반분양의 처벌 실효성을 높이는 입법 보완에 나섰다. 법 사각지대를 메우려는 의미 있는 시도다. 다만 법 적용 범위를 실질화하는데 멈출 것이 아니라 처벌 수위 자체를 높이는 논의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고의적 부정청약이 적발되면 입주 후라도 '퇴거' 조치를 명령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고 분양권·입주권 몰수, 전매차익 환수 등 강력한 법적 제재도 준비돼야 한다.

청약 자격을 제한하는 솜방망이 수준을 넘어 '부정청약=범죄'라는 명확한 신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 모두 관련 논의를 본격화해야 할 시점이다. 제도는 선을 지킨 사람들의 편에 서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의 주거 정의를 완성해야 할 때다.

기자수첩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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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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