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타기용 5년 고정형 주담대
하단금리 더 높아 도입취지 무색
정부 관리기조… 인하여력 낮아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사진=뉴스1 |
금융당국이 2년여 전 도입한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서비스가 사실상 무용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인상기에 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낮은 데다 정부의 가계대출 고강도 관리기조에 따라 금리를 낮추면서까지 타행 고객을 유치할 유인이 적어져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갈아타기용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상품금리는 지난 23일 기준 연 4.33~4.67%로 집계됐다. 이는 일반 주담대 금리 연 4.06~6.72%보다 하단 기준 27bp(1bp=0.01%포인트) 더 높은 수준이다. 일반 주담대 금리 하단보다 갈아타기용 상품의 금리가 낮은 경우는 한 곳도 없었다. 이자부담을 낮추는 게 갈아타기의 취지인데 더 높은 금리로 인해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환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최근엔 사실상 건수가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2023년 금융위원회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국민의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정책으로 국민들이 자신이 기존에 받은 대출을 영업점 방문 없이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4월 금융위의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도입으로 은행의 이자수입 16조원이 어려운 국민, 소상공인들에게 이전됐다며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그로부터 2년여 만에 상황은 뒤바뀌었다. 우선 정부가 생산적금융 기조를 강조하면서 주담대 RWA(위험가중치) 하한선을 기존 15%에서 20%로 높인 상황에서 은행이 갈아타기 서비스에 적극 뛰어들 필요가 적어졌다. 지난해부터 일부 은행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주면서 기존 대출고객을 다른 은행으로 보내기도 했다.
제도 자체의 한계라는 의견도 나온다. 윤 전대통령이 '은행 독과점'의 폐해를 지적하면서 은행간 금리경쟁을 붙이자며 도입한 시스템인데 전제가 틀렸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란 것은 조달원가에 신용원가, 업무원가, 마진 등을 붙여 산출되는데 조달원가는 애초에 같기 때문에 은행간 차이가 날 요인은 신용원가와 마진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애초 은행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보고 경쟁을 붙이면 금리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봤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현재의 결론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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