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세금 인상 등으로 집값 상승을 초래했던 ‘문재인 정부 시즌2’가 될까 걱정이다. 이 대통령은 25일 X(옛 트위터)를 통해 하루 세 차례에 걸쳐 어떤 고통과 저항이 있더라도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겠다는 뜻을 거듭해서 밝혔다. 세금 부담 가중에 대한 다주택자의 반발을 의식한 듯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초강력 발언에 대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난 뒤 보유세 등 부동산 증세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정부는 1주택자라도 투자·투기용이라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 등을 시사했다. 다주택자 등의 세금을 올리면 매물이 늘어 수도권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하지만 정부의 인위적 시장 통제는 부작용만 키운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가 입증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7·2018·2020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로 아파트 등의 증여 건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다주택자들은 증여를 선택하거나 세금 부담을 전월세에 전가할 우려가 크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가속화해 수도권 집값을 더 밀어올릴 수도 있다.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은 수요 억제가 아닌 충분한 공급에 있다. 정부도 지난해 9·7 공급대책에서 조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공공·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완화 혜택을 공공과 민간 정비사업에 동시 적용할지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후속 입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사업장의 활성화 없이 공급 절벽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는 용적률 합의가 어렵다면 정비계획 절차 간소화, 임대주택 인수가격 상향, 준공업지역 용적률 특례 확대 등 다른 규제 완화 법안이라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주택 정책의 목표는 다주택자·투기꾼 혼내주기가 아니라 서민 주거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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