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자 압박 속에서도 공정위 “법과 원칙대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 현장 조사가 3주차에 접어들었다. 당초 2주 내외로 예상됐던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쿠팡을 둘러싼 불법 의혹과 쟁점이 그만큼 복잡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3일부터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에는 조사관리관 산하 시장감시국·기업집단감시국·기업결합심사국 등 3개국에서 30여명이 투입됐다.
개인정보, 거래상 지위 남용, 소비자 보호, 기업집단 문제까지 조사 범위가 넓어 이례적으로 장기 조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행정소송 가능성을 고려해 포렌식 전문가를 파견해 디지털 자료 확보에도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3일부터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에는 조사관리관 산하 시장감시국·기업집단감시국·기업결합심사국 등 3개국에서 30여명이 투입됐다.
개인정보, 거래상 지위 남용, 소비자 보호, 기업집단 문제까지 조사 범위가 넓어 이례적으로 장기 조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행정소송 가능성을 고려해 포렌식 전문가를 파견해 디지털 자료 확보에도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물류센터. [연합] |
조사의 핵심은 일명 ‘인기 상품 가로채기’ 의혹이다. 쿠팡이 입점 판매자의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브랜드(PB)상품을 출시하거나, 마진이 큰 직매입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압박했다는 주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제기된 바 있다. 쿠팡은 이미 PB상품 우대 알고리즘 문제로 2024년 162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만큼 유사 사안이 다시 심판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공정위는 또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도 재검토하고 있다. 과거에는 예외적으로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으나, 친동생의 경영 참여 여부 등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쿠팡과 김 의장은 친족 현황 자료를 허위·누락 제출해 경고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동일인 지정 과정에서 유사 사례가 반복될 경우 고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일인 지정 결과는 5월께 발표된다.
이 외에도 쿠팡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함께 제공해 사실상 끼워팔기를 했다는 혐의와 쿠팡이츠 입점업체들에게 자사 플랫폼을 경쟁사보다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운영하도록 요구하는 이른바 최혜 대우를 강요했다는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거래 시장을 세분해 볼 경우 쿠팡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며, 해당 시장에서 형성한 지배력을 배달앱 시장으로 전이시켜 남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해당 여부를 개별 사건에서 판단한다. 공정위는 상반기 중 해당 사건을 심의할 예정이며, 지위 남용이 인정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한편 쿠팡은 국내에서는 공개 대응을 자제하는 대신 미국 투자자들이 전면에 나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쿠팡 투자사인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조치가 부당하다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조사를 요청하고,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서도 제출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하며, 김민석 국무총리가 쿠팡의 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법 집행과 관련해 언급한 “마피아를 소탕할 때와 같은 각오”라는 발언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은 전체 발언의 맥락과 무관한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을 가리지 않고 국제 규범과 주권 원칙에 맞춰 정당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공정위 역시 미국에서 제기된 논란과는 선을 긋고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심판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