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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국’ 중국, 아이 안 낳는 진짜 이유 보니

헤럴드경제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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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대국’ 중국, 아이 안 낳는 진짜 이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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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출생아 954만→792만명…전년比 17% ↓
“中 출산율 0.7명…韓·日보다 낮을 것”
①경기부진 ②혼인감소 ③남녀갈등 등 원인
중국에서 저출산 현상을 챗GPT로 구현한 이미지. [챗GPT]

중국에서 저출산 현상을 챗GPT로 구현한 이미지. [챗GPT]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한때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던 중국이 인도에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모자라 저출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해 합계출산율이 일본이나 한국보다도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에서 출생아 수가 빠른 속도로 낮아진 원인으로는 경기 부진부터 한 자녀 정책 여파, 혼인 지연, 남녀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며 고령화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인구 14억489만명, 4년 연속↓…출생아 역대 최소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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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 총인구가 1년 사이 339만명 줄어든 14억489만명이라고 발표했다. 2022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출생아 수는 2024년 954만명에서 792만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인구 1000명당 태어난 아이의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 역시 5.63명으로 1949년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 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한 국가의 인구 총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이보다 아래로 떨어지면 인구가 감소하게 된다.


중국은 2023년 이후 공식적인 합계출산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합계출산율이 진작에 1%이하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인구학자 량중탕은 지난 21일 대만 중앙통신에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2024년에 이미 0.7명 수준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이는 일본(1.15명)이나 한국(0.75명)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과 고령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베칼 리서치의 중국 인구 전문가 어난 추이는 “유엔(UN)이 2024년 14억명 수준으로 집계한 중국 인구가 2050년에 들어선 13억 명으로 줄고, 2100년에는 6억3300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것도, 더 빨라진 출산 감소 추세를 반영해 대폭 수정돼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혼인 건수 줄고 연령대는 높아지고…경기부진도 겹쳐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방문객들이 천안문 광장을 지나가고 있다. [AP]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방문객들이 천안문 광장을 지나가고 있다. [AP]



중국에서 발생하는 저출산 현상은 혼인 건수가 감소하는 것과도 맞물려 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산아 제한 정책을 추진한 여파로 혼인 연령에 진입하는 젊은층 규모 자체가 줄은 것이다. 지난 1980년 도입된 ‘한 자녀 정책’은 대부분 부부에게 1명만 허용했고, 2016년에 이르러서야 완화됐다.

혼인 연령대가 늦춰지는 것도 저출산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4.5%였던 30세 인구의 미혼 비중은 2023년에 들어선 30%를 초과했다. 30대 연령층 에서 10명 중 3명이 미혼인 셈이다.


추이는 “최근 출생아 수 감소는 부부가 자녀수를 줄여서라기보다, 애초에 부부가 되는 사람이 줄었거나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출산이 어려워진 데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청년층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데에는 경제적 영향이 꼽힌다.

현재 중국은 내수 경제 부진으로 신규 졸업생들이 역대 어려운 취업 시장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월 도시지역 16~24세 학생을 뺀 청년들의 실업률은 18.9%까지 뛰었다가 12월에 들어선 16.5%까지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수치는 이보다 더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UC어바인의 중국 인구 전문가 왕펑은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타격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고용시장 약화로 젊은층의 비관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여전한 姓 고정관념…연애·결혼 갈등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성에게 가사 노동에 대한 책임이 강하게 전가되는 사회 관념 역시 출산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보면, 여성은 청소와 돌봄 등 무급 노동에 하루 평균 209분을 쓰며, 이는 남성보다 87% 많은 수준이다.

중국 여성의 학업 성취율이 남성을 추월한 것도 또다른 요인을 지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9년 이후 중국 대학의 학부·대학원 과정에서 여성이 남성을 수적으로 앞질러 왔다”며 “이로 인해 여성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동하고, 남성은 고향 농촌에 남는 도시-농촌 성별 격차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남녀 갈등 현상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다. 젊은 남성들 사이에선 여성이 배우자를 찾을 때 지나치게 물질적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FT는 “온라인상에선 남자친구가 비싼 선물을 주는 것이 이상적인 관계라는 관념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런 불만은 SNS와 인기 TV 프로그램에서도 반복되고 있으며 남성들에게 ‘골드 디거(gold digger, 돈을 바라고 남자를 쫓는 여자를 가리키는 속어)’와 결혼하지 말라는 경고가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년 늘어나는 이혼 건수도 국가적인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0년 새 이혼율은 무려 4배가량 늘었다. 2023년에는 360만쌍이 넘는 부부가 이혼을 신청했다.

이혼 증가는 여성이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해 결별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결과와도 맞물리지만, 여성 이혼자에 대한 낙인은 여전하고, 한부모(미혼모) 여성은 연애·재혼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고 FT는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