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 기자]
서른, 이립(而立)이라고 불리는 30세는 인간의 삶에서 성숙기로 접어드는 시기를 뜻합니다.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를 뜻하죠. 20대가 성인으로 갓 접어든 시기라면 30대는 정신적으로 조금 더 안정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입니다.
게임산업의 큰형으로 불리는 넥슨이 30주년을 기념해 다큐멘터리 '세이브 더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넥슨은 대한민국 게임 산업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역사를 같이 합니다. 게임의 탄생과 IMF의 몰락, 그리고 기회와 성장까지. 게임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금, 잠시 멈춰 과거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넥슨이 공개한 3부작 다큐멘터리 '세이브 더 게임'에는 지난 30년간의 게임산업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세이브 더 게임' 속 한 장면. 현재는 당연한 수치이지만, 당시 인터넷 이용자 1000만명 돌파는 큰 뉴스거리였다. / 사진=세이브 더 게임 |
서른, 이립(而立)이라고 불리는 30세는 인간의 삶에서 성숙기로 접어드는 시기를 뜻합니다.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를 뜻하죠. 20대가 성인으로 갓 접어든 시기라면 30대는 정신적으로 조금 더 안정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입니다.
게임산업의 큰형으로 불리는 넥슨이 30주년을 기념해 다큐멘터리 '세이브 더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넥슨은 대한민국 게임 산업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역사를 같이 합니다. 게임의 탄생과 IMF의 몰락, 그리고 기회와 성장까지. 게임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금, 잠시 멈춰 과거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넥슨이 공개한 3부작 다큐멘터리 '세이브 더 게임'에는 지난 30년간의 게임산업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모뎀'과 '머드게임'을 아시나요
기자에게 있어 '게임'이란 모뎀 시절로 되돌아갑니다. 당시 초고속인터넷 ADSL이 깔리기 전 아파트에는 전화선을 활용한 '모뎀'을 활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 몰래 방에서 밤새 인터넷을 하던 시절, 내내 통화중이라며 크게 혼났던 일들이 생생합니다.
세이브 더 게임은 기자의 이런 어린 시절보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금 MZ세대들에게는 개념조차 생소한 '머드게임' 개발부터 '플로피 디스켓', 게임 잡지 등이 등장하죠. 마치 게임 박물관에서 볼수 있을 법한 아이템들이 화면 속에 가득합니다. 패키지 게임 중심이었던 게임 시장이 온라인 게임으로 전환하는 과정도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이브 더 게임은 단순히 '추억팔이'가 아닙니다. 현재 게임산업을 있게한 1세대 개발자들의 고민과 집념, 그리고 집요한 개발과정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게임산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이야기하죠. 게임 출시를 마친 새벽 어느 사무실에 돗자리를 깔고 널부러져 있던 개발자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희생이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특히 지금은 저작권의 개념이 명확하게 확립됐지만, 당시에는 '불법'이 당연시 됐을 정도로 인식도 낮은 상황이었죠. '정품을 구매하면 바보'라는 말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당시에는 마냥 좋았던, 게임 잡지에 게임 CD가 포함됐던 뒷이야기를 알았다면 마냥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게임 역사 속 '전설'을 만나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인터뷰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리니지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송재경 전 엑스엘게임즈 대표입니다. 학창시절 리니지 폐인이었던 기자의 대학 진학을 '다운그레이드' 시킨 주범이기도 합니다.
세이브 더 게임에서 만난 송재경 전 대표의 과거는 찬란했습니다. 게임 산업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죠.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개발해 온라인 게임 초창기 시절 게임의 대명사를 만들어낸 그는 영상 속에서 30년간의 개발 여정을 복기합니다.
또 한명이 있습니다. 바로 이원술 손노리 대표입니다. 약 10년전 이원술 대표와 만나 '화이트데이' 출시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의 모습을 화면에서 다시 보고 있으니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보여준 당시 게임시장의 충격은 현재의 그 어떤 것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넥슨을 이끌고 있는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 마비모기 모바일로 지난해 게임대상을 수상한 김동건 데브캣 대표, 현재 '프로젝트 임진'을 개발하고 있는 김태곤 레드징코게임즈 개발본부장 등 스타 개발자들의 앳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1세대 개발자들의 진짜 1세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게임업계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감회가 남다릅니다.
게이머들의 30년 게임 라이프
다큐는 총 3부작으로 나뉩니다. 1부가 게임 산업의 태동이었다면 2부는 게임업계 전성기를 이끌었던 온라인 게임 시절입니다. 3부는 e스포츠 생태계를 다루죠. 기자의 게임 라이프는 세이브 더 게임의 2부와 함께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PC방 문화가 확산했고,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는 과정에서 게임 산업이 급격히 성장했던 시기입니다. 넥슨 뿐만 아니라 게임 산업 전체의 몸집이 급격히 커졌던 시기죠. 현재 대한민국 산업 전체 중 게임산업이 갖는 비중을 고려할 때 이 시기가 없었다면 현재도 없었을 정도로 기반을 다진 시기입니다.
세이브 더 게임은 이 시절의 게임들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기자의 첫 온라인 게임 '퀴즈퀴즈'와 밤새기 일쑤였던 '리니지', 그리고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도 등장하죠. 대학시절 F학점의 주범 '스페셜포스'도 보입니다. 모두 소싯적 클릭질 좀 해봤다고 자부하는 라인업들입니다.
지난 30년간 참 많은 게임이 생겨났고, 많이 사라졌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아직까지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도 있고, 기억속에서만 남아있는 게임도 있죠. 물론 앞으로 30년 뒤에도 게임은 유지될 것이고 게이머들은 다양해질 것입니다. 미래의 게임시장은 어떻게 변해있을지도 궁금합니다.
분명한 것은 지난 30년간 게이머들이 있었고, 그들은 다양한 게임을 즐기며 게임 시장의 성장을 함께 해왔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미래의 지평을 향하는 것은 인생의 철학인 것 같습니다.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것. 세이브 더 게임은 현재 시점에 가장 적절한 '회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30년 이후 게이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인생 첫 게임은 무엇이었나요?
조성준 기자 csj0306@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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