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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던질 일 없다, 3회 초밥 먹고 있었는데…" 18회까지 갈 줄이야, 세계 최고가 됐는데 왜 열등감 느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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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던질 일 없다, 3회 초밥 먹고 있었는데…" 18회까지 갈 줄이야, 세계 최고가 됐는데 왜 열등감 느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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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3회쯤에 초밥을 먹고 있었다.”

역대급 승부로 길이길이 기억에 남을 2025년 월드시리즈에서 명장면 중 하나는 3차전이었다. 18회말 프레드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으로 다저스가 6-5로 승리한 이날 경기는 무려 6시간39분이 걸렸다. 끝내기 홈런 주인공인 프리먼보다 더 주목받은 선수가 바로 2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야마모토 요시노부(27)였다.

2차전에서 9이닝 1실점으로 막고 105개의 공을 던진 야마모토는 하루밖에 쉬지 않은 상태로 연장 18회 불펜 피칭을 했다. 연장 18회까지 다저스는 10명의 투수를 소모했고, 4~5차전 선발 오타니 쇼헤이와 블레이크 스넬 말고 던질 투수가 없었다. 결국 야마모토가 18회 구원 등판을 자청했고, 불펜에서 공을 던지며 몸을 풀기도 했다.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지 않아 실제 등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야마모토의 투혼에 모두가 놀랐다.

지난 24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서 열린 토크쇼에 출연한 야마모토가 그날의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스포츠닛폰’을 비롯해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처음에는 던질 생각이 없었다. 경기 시작할 때 커피를 마시고, 엄청 느긋하게 있었다. 초밥집이 구장에 오는 날이라 3회쯤 간식으로 초밥을 먹고 있었다. 던질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야마모토는 “연습도 경기 전에 마쳤고, 그 이후로는 팀 동료들을 응원하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투수가 없어졌고, 주변을 보니 나 아니면 스넬 정도였다. 스넬은 이틀 뒤 선발이었고, 이건 내가 나가야겠구나 싶었다”고 불펜으로 향하게 된 과정을 돌아봤다.

3차전에서 이뤄지지 않은 불펜 등판은 마지막 7차전에서 현실이 됐다. 6차전 선발로 6이닝 1실점 승리를 따내며 벼랑 끝 다저스를 구한 야마모토는 7차전에 진짜로 구원 등판했다. 96구를 던진 뒤 휴식일 없이 9회 끝내기 패배 위기에 나온 야마모토는 2⅔이닝 34구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11회말 우승 확정 순간을 장식한 야마모토는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4승 중 3승을 홀로 책임지면서 MVP를 거머쥐었다.


[사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 지명된 평범한 투수였던 야마모토는 2017년부터 1군 불펜에서 성장했고, 2019년 선발로 변신해 일본 톱클래스로 올라섰다. 2021~2023년 3년 연속 사와무라상, 퍼시픽리그 MVP를 싹쓸이한 뒤 투수 역대 최고액(12년 3억2500만 달러) 조건으로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그리고 2년 만에 월드시리즈 MVP, 사이영상 3위를 차지했다.

불과 25세의 젊은 나이에 이뤄낸 엄청난 성과들이다. 야마모토는 “고등학생 때부터 돌아보면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프로 선수가 되니 1군에서 던지고 싶었고, 그렇게 하나씩 해내가는 과정에서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었다. 다저스의 일원이 되니 여기서도 최고가 되고 싶었다. 하나씩 목표를 달성하니 그 다음이 보이고, 그 위의 것들을 하고 싶어졌다.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던지는 것은 18살의 내가 상상한 모습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목표가 여러 개 있었고, 하나씩 달성하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야마모토의 그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여러 상이 있지만 무엇보다 세계 최고 투수라는 것을 계속 목표로 삼고 있다. 아직 멀었지만 하나씩 해내서 모두가 인정하는 존재가 되고 싶다. 작년과 재작년에 정말 좋은 경험을 했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소중히 여겨온 것들을 변하지 않게 소중히 간직하면서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다.”


[사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런 야마모토가 뜻밖에도 열등감을 드러낸 부분도 있다. 한 팬으로부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놀란 점에 대한 질문을 받은 야마모토는 “미국 내 이동은 힘들지만 그 와중에 선수들이 엄청 활기차다.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떠든다. 난 비행기에서 엄청나게 잠을 자도 다른 사람들보다 기운이 없는 편이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일본프로야구는 선발투수가 자신의 등판 예정일에 맞춰 선수단과 따로 이동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선발투수도 던지지 않는 날 덕아웃에서 경기 끝까지 함께하고, 이동도 다 같이 한다. 이런 차이를 언급한 야마모토는 “처음에는 엄청 피곤했지만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다들 엄청 활기차니까, 나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었다”며 “모든 선수가 활기차다. 내가 가장 활기차지 않다. 나만 지친 기분이 든다”고 다저스 선수들의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따라갈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런 다저스 선수들의 에너지는 놀고 떠드는 것에만 소비되지 않는다. 야마모토는 “구장에 가면 일류 선수들이 엄청나게 땀을 흘리며 연습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최고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연습하는구나 싶을 정도다. 재능과 센스도 있지만 열심히 연습하는 걸 보고 놀랐다”며 다저스 선수들의 숨은 노력도 강조했다. 이런 팀 문화가 야마모토를 더욱 자극시킬지도 모른다. /waw@osen.co.kr

[사진]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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