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 통장(골드뱅킹)'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국내 시중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2조1000억원을 돌파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판매하는 KB국민·신한·우리 등 시중은행 3곳의 골드뱅킹 잔액은 21일 기준 2조12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말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뒤 약 10개월 만에 2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투자 수요가 잇따르면서 새해 들어서만 약 1978억원 불어났다.
골드뱅킹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은행 계좌를 통해 금을 0.01g 단위로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기한이나 금액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금을 매입·매도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실물 금에 대한 수요는 더욱 뜨겁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지난해 판매한 골드바 규모는 약 6900억원으로 전년(1654억원) 대비 4배 넘게 급증했다. 지난 연말 품귀 현상으로 일부 중단됐던 골드바 판매가 새해 들어 재개되면서 다시 투자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다.
금 투자 열기가 뜨거운 건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서다. 21일 기준 국내 금값은 1돈(3.75g)당 100만9000원으로 100만원 선을 넘어섰다. 국제 금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21일 기준 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800달러를 돌파해 50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전반적 달러 약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완화 정책 기대감이 금 수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관세'로 유럽을 압박했다가 철회하는 등 타코(TACO·트럼프는 결국 물러선다)' 행보를 보였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와 저금리 기조 속 금 가격이 당분간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최근 급격하게 오른 탓에 단기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나 트럼프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진정되는 국면에선 금융시장에서 금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그러나 심 연구원은 "금 가격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며 연간 기준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최근 3년간 금 가격을 지지해온 핵심 수요는 중앙은행의 매입이었으며, 이러한 기조에는 아직 뚜렷한 변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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