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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카드사 전망下] "작지만 똘똘한 시장"…법인카드에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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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카드사 전망下] "작지만 똘똘한 시장"…법인카드에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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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잔액 성장…세금 납부 수수료 등 영업력 '진검승부'
개인카드 둔화 속 우량 회원 모집 집중…체질 개선 '시험대'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법인카드 승인 잔액은 87조8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7345억원(4.44%) 증가했다. /임영무 기자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법인카드 승인 잔액은 87조8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7345억원(4.44%) 증가했다. /임영무 기자


지난해 여행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카드사 간 경쟁에 막이 오른 가운데, 올해도 치열한 양상이 예고된다. 업계는 지난 2023년 엔데믹 이후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여행 관련 상품과 프로모션을 쏟아냈다. 휴가와 여행의 특성상 꾸준히 신판 잔액을 견인하는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단기간에 폭발적인 소비가 이뤄지는 만큼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시장으로 분류된다. <더팩트>는 지난해 카드사별 경쟁 구도와 성적표를 짚고, 개인·여행·법인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전망과 전략 방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카드업계가 법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사용처나 이용 시간 등에 제약이 따르는 만큼 개인 신용카드 대비 활용 범위는 떨어지지만, 연체 가능성이 낮은 우량 회원인 데다 한 번 가입하면 장기간 유지할 여지가 높은 만큼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사업자 대출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대목이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법인카드 승인 잔액은 87조8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7345억원(4.44%) 증가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를 강조하던 지난 2021년에는 월간 법인카드 승인 잔액이 한 차례도 16조원을 넘지 못했으나, 지난해에는 월간 승인 잔액이 20조원을 돌파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드업계가 법인카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기업 회원 모집 방식은 여전히 대면 영업이 핵심 채널로 작동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기업 회원 모집 방식은 여전히 대면 영업이 핵심 채널로 작동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일시불 넘어 국세·지방세…치열한 법인카드 시장

지난해 법인카드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곳은 하나카드다. 지난해 하나카드의 연간 법인카드 일시불 잔액은 15조3143억원으로 전년 동기(13조5185억원) 대비 13.28% 증가했다. 당초 법인카드 시장은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양강 체제가 지속했지만, 하나카드가 존재감을 키우면서 '톱3' 시스템을 구축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법인카드 일시불 잔액 증가율은 각각 6.98%, 2.90%로 하나카드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흐름이다.

일시불 승인 잔액에 국세와 지방세를 더하면 하나카드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진다. 일시불 잔액만 놓고 보면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가 1·2위를 차지하지만, 국세·지방세 매출을 합산하면 하나카드는 신한카드를 앞서며 업계 2위로 올라서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국세·지방세를 더한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승인 잔액은 18조3462억원으로, 신한카드(16조8721억원)와 1조4741억원 격차를 벌렸다. 아울러 KB국민카드(18조4878억원)와도 격차를 크게 좁히며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시장 존재감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국세·지방세를 더하면 우리카드와 삼성카드도 법인 시장에서의 저력을 보여준다. 지난해 우리카드 법인카드 일시불 승인 잔액은 11조7656억원으로 업계 중하위권이지만, 국세·지방세 5조2177억원을 합산하면 단숨에 업계 3위로 도약한다. 이어 삼성카드의 합산 잔액은 16조3149억원으로 업계 5위에 그치지만, 국세·지방세 매출만 놓고 보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카드사별 법인카드 매출 포트폴리오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만큼, 영업 전략에도 눈길이 간다. 올해 하나카드는 법인 영업을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하며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매출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우량 법인 위주로 국세 매출을 확대해 납부 대행 수수료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어 KB국민카드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법인 영업 대응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신한카드는 최근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법인 영업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회원 수 확대보다는 우량 회원 유치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대출 규제로 카드론 잔액이 줄어든 만큼 법인 대출 여부까지 내다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진성원 우리카드 사장은 사내 신년사를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 안정성 확보를 주요 과제로 진단했다. 국세·지방세 등 안정적인 거래가 가능한 법인카드 영업의 중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기업 회원 모집 방식은 여전히 대면 영업이 핵심 채널로 작동하고 있다. /더팩트 DB

기업 회원 모집 방식은 여전히 대면 영업이 핵심 채널로 작동하고 있다. /더팩트 DB


◆ 개인시장 한계 '선명'…"대면 영업 중요성 높다"

카드사가 법인 회원에게 특화한 상품과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는 배경에는 개인 회원 시장의 성장성이 둔화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인구 감소와 가맹점 수수료율 점진적 인하 기조가 영업 환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상대적으로 리스크는 낮지만 매출 규모가 큰 법인 영업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법인카드 시장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영업력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개인카드 모집 방식이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며 모집인의 수가 감소한 것과 달리, 기업 회원 모집 방식은 여전히 대면 영업이 핵심 채널로 작동하고 있어서다. 법인카드는 업종·규모·자금 운용 방식에 따라 니즈가 다르다. 직접 방문해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공격적인 영업이 요구되는 한편에서는 플랫폼 중심 성장도 이뤄내고 있다. 카드업계가 법인·기업 전용 플랫폼을 별도로 운영하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고도화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기업 니즈 매칭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 회원이 필요한 서비스를 중계하면서 시너지 창출에 기여하는 전략이다. 그중에는 SK텔링크와 에스원, 비즈플레이 등 굵직한 기업들 또한 다수 포진했다.


현대카드는 법인을 대상으로 채무 면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임직원의 부정 행위로 카드 대금 정산이 불가능한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임직원이 개인 용도로 카드를 사용하거나 퇴직·사망 등으로 대금 회수가 어려울 때 채무를 일부 면제하며, 연체이자와 지연배상금도 포함한다.

이 밖에도 우리카드는 'bzp 출장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해 해외 출장 관련 항공 및 숙박 예약 서비스에 1대1 전담 매니저를 배치한다. 이어 롯데카드는 'Gowid 롯데법인카드'를 앞세워 스타트업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법인 시장이 매력적인 새로운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지만, 대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과제가 다시 고개를 든다. /더팩트DB

법인 시장이 매력적인 새로운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지만, 대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과제가 다시 고개를 든다. /더팩트DB


◆ 결국 또 대출…점진적 체질 개선 위한 변화 필요

법인 시장이 매력적인 새로운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는 한편, 대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과제가 다시 고개를 든다. 법인카드는 가맹점 수수료는 물론 국세·지방세 납부 과정에서 최대 0.8% 수준의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어 개인 회원 대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평가된다. 일회당 거래 규모가 크고 이용 패턴이 비교적 예측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다시 눈을 돌리는 곳은 사업자 대출이다. 한동안 중단했던 사업자 대상 신용대출을 재개하는 카드사가 등장한 요인이다. 카드 결제에서 발생하는 수익보다 대출을 통해 얻는 이익이 더 큰 구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대출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카드업계 역시 점진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단기간에 대출 의존도를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법인카드는 물론 각종 결제 수수료만으로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해법으로 거론되지만, 장기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출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줄이고 본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에 동감한다"며 "단, 개인과 법인을 막론하고 대출 없이는 경쟁이 어려운 만큼 장기적으로 본업의 수익 비중을 늘려나가는 것이 유일한 해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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