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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파월 폭탄발언? 트럼프와 싸울수록 비트코인 웃는다

이데일리 최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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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파월 폭탄발언? 트럼프와 싸울수록 비트코인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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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상승 없이 9만불 안팎 횡보
美 증시 혼조, 상원 법안 처리도 밀려
29일 파월 기자회견, ‘폭탄발언’ 촉각
포브스 “연준 독립성 논란, 코인 호재”
블룸버그 “너무 많이 올라 5만불 급락”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비트코인이 9만달러 안팎으로 횡보세다. 가격을 끌어올릴 뚜렷한 상승 재료를 찾지 못한 채 관망 상태에 들어간 모양새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오는 29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폭탄 발언’을 해 코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이 이미 과도하게 올랐다며 연내 5만달러까지 조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17% 내린 8만938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전날 밤 8만8000달러대까지 떨어진 뒤 24일 새벽 9만달러대로 올랐다가 소폭 내렸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가격은 0.12% 오른 295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XRP(-0.06%), 솔라나(-0.59%) 등 주요 알트코인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심리도 위축된 상태다. 디지털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알터너티브(Alternative)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는 24일 24를 기록, 전날의 ‘극단적 공포’(Extreme Fear·20) 단계를 유지했다. 코인마켓캡의 CMC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어제와 같은 ‘공포(Fear·34)’을 기록했고, CMC 알트코인 시즌 지수(0~100 기준)는 29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같은 횡보세는 시장, 정책 측면에서 결정적인 상승 재료가 없어 ‘숨고르기 가격대’로 풀이된다. 2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하락(-0.5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승(+0.03%), 나스닥종합지수 상승(+0.28%)으로 혼조세 마감했다. 인텔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감으로 반도체주는 약세를 보였으나, 빅테크 종목은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정책 측면에서는 미 상원의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 법안(CLARITY Act·클래리티 액트) 처리가 지연되면서 친(親) 크립토 정책에 대한 기대가 약화됐다. 블룸버그는 2월 말 또는 3월에나 재논의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민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주택관련 입법에 의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클래리티 액트 처리는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시장에서는 ‘코인베이스 책임론’도 제기된다. 코인베이스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가 법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이후 입법이 지연되면서 디지털자산 업계 내부 분열이 심화됐고, 향후 정치적 역풍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는 23일 ‘코인베이스의 파워 플레이, 핵심 법안 지연 속 암호화폐 업계 분열 촉발’ 기사에서 “암호화폐 업계는 가능한 한 최상의 조건을 끝까지 관철하려는 쪽과 규제 명확성을 얻기 위해 일정한 양보를 감수하려는 쪽으로 갈라져 있다”며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업계가 지나치게 강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이 23일 밤 8만8000달러대까지 떨어진 뒤 24일 새벽 9만달러대로 올랐다가 현재 8만900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코인마켓캡)

비트코인이 23일 밤 8만8000달러대까지 떨어진 뒤 24일 새벽 9만달러대로 올랐다가 현재 8만900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코인마켓캡)


관련해 시장에서는 오는 29일이 주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준은 29일 새벽 4시(이하 한국 시간 기준)에 기준금리 결과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가운데 파월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이후 새벽 4시30분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주시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수사와 거취 문제, 연준 독립성 문제 등 최근 논란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포브스는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수록, 오는 5월15일 파월 의장의 임기 종료 이후 신임 의장이 임명되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디지털자산 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브스는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수록 비트코인이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포브스)

포브스는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수록 비트코인이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포브스)


23일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XS닷컴의 수석 시장 분석가 사메르 하슨은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면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는 매력이 줄어든다”며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와 연준의 자율성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면, 비트코인 같은 탈중앙화 자산과 이미 가격이 급등한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이 제도적 붕괴에 대비한 합리적인 헤지(hedge·위험 회피) 수단이 된다”고 밝혔다. 29일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폭탄발언을 할 경우 오히려 코인 시장은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인 셈이다.

아울러 포브스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 제프 켄드릭은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책임자(CIO)인 릭 리더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될 가능성은 극적으로 높아졌다”며 “그는 경제를 과열 상태로 운영할 것이며, 이는 암호화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CNBC 인터뷰에서 릭 리더를 두고 ‘매우 인상적(very impressive)’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디지털자산 시장의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베네수엘라, 이란, 그린란드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지금의 시세가 거품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상품 전략가인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는 지난 19일 X(옛 트위터) 계정에서 “(비트코인이) 10만달러 아래에 머무는 상황은 게임의 끝(end-game)과 함께 정상적인 평균 회귀로서 1만 달러 수준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며 “지나치게 많이 오른 자산이 겪는 전형적인 되돌림으로서 (비트코인이) 올해 5만달러 수준으로의 회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맥글론은 지난 7일 “암호화폐 약세장은 1929~1930년과 닮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비트코인이 반등한 것은 ‘진짜 회복’이 아니라 1929년 대공황 직전 반등한 뒤 장기 하락한 것과 유사한 구조라는 해석이다.

맥글론은 “블룸버그 갤럭시 크립토 지수는 한때 20%를 조금 넘게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5년 말 기준으로 약 20% 하락한 상태로 마감했다”며 “이는 1929년 미국 주식시장에서 나타났던 것과 유사한 ‘장기적 고점’을 형성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