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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경 “환갑 넘긴 나이, 구청장 되고 싶어”... 민주 의원들에 줄대기 시도

조선일보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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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경 “환갑 넘긴 나이, 구청장 되고 싶어”... 민주 의원들에 줄대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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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1억 돌려준 후에도 찾아와... 힘 내라며 쇼핑백 자꾸 주려고 해”
김경, 영등포구청장 목표 바꾼 후 김민석 총리 등과 접촉 계속 노려
김경 서울시의원./뉴스1

김경 서울시의원./뉴스1


김경(61) 서울시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강선우(서울 강서갑) 의원에게 1억원을 줬다가 돌려받은 후로도 강 의원에게 다시 현금을 쇼핑백에 담아 전달하려 한 정황을 경찰이 파악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경찰은 이와는 별개로 김씨가 20여 명의 고액 후원금 형태로 강 의원에게 1억원이 넘는 돈을 보낸 정황도 수사 중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강 의원은 지난 20일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2022년 말 국회 의원회관에 찾아와 ‘힘 내시라’며 쇼핑백을 내 어깨에 걸쳐 주려고 했다. (선물을 거절하려고) 가방을 김씨 어깨에 다시 매주는 과정에서 몸싸움에 가까울 정도로 실랑이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22년 1월 강 의원에게 1억원을 주고 그해 4월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서구 제1선거구 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됐다. 이후 강 의원은 그해 8월 김씨에게 1억원을 반환했는데, 그로부터 3~4개월 후 김씨가 돈을 다시 주려 한 것 같다는 얘기다.

김씨는 2023년 10월에도 강 의원에게 쇼핑백을 전달하려 한 정황도 경찰은 수사 중이다. 강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당시 열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를 마치고 차에 탑승했는데 김씨가 쫓아와 ‘힘 내시라’며 쇼핑백을 내 발밑에 두고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의원은 “김씨가 초콜릿을 많이 샀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는데 돈인 것 같아 보좌관을 통해 다시 가져다 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씨가 1억원을 반환받은 뒤로도 집요하게 강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려 한 정황이라고 보고 그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와는 별개로 김씨가 강 의원에게 거액을 ‘쪼개기 후원’한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이날 강 의원 비서를 조사했다. 강 의원이 김씨에게 1억원을 반환하고 2개월쯤 지난 2022년 10월 17명이 수백만 원씩 내는 등 총 8200만원을 강 의원 후원 계좌에 입금했는데, 본지 취재 결과 이 중 상당수가 김씨의 지인이나 가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었다. 강 의원 비서는 경찰 조사에서 “입금자 상당수가 최대 한도인 500만원씩을 보내 확인 전화를 해보니 김씨 추천으로 돈을 보냈다고 해 강 의원 지시에 따라 반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12월에도 강 의원 후원 계좌에 11명이 총 500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나타나 경찰은 김씨와의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선 김씨가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고 강 의원뿐 아니라 다른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에게도 집요하게 접근해 금품 로비를 하려 했다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경찰은 김씨가 2023년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직 서울시의원 A씨와 공천 뇌물을 건네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현역 국회의원 여럿을 언급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또 다른 녹음 파일에는 김씨가 공천을 받기 위해 민주당 당직자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듯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전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였던 김씨는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됐다. 공천권을 쥔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안규백(현 국방부 장관) 의원이었다. 김씨는 지방선거 1년 반 전인 2016년 12월 안 장관에게 500만원의 공식 후원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지방선거 때 강서구 시의원으로 재선한 뒤 강서구청장을 노리다가 여의치 않자 2026년 지방선거 때 영등포구청장에 도전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영등포를 지역구로 둔 김민석 국무총리 등과의 접촉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고 민주당 인사들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김 총리를 차기 서울시장으로 밀자”며 특정 종교 신도 3000명을 당원으로 가입시키고, 당비도 대납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9월 제기됐다. 김씨는 이 일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당시 자체 조사에 나선 민주당 지도부는 작년 6월 중순 김씨가 강선우 의원에게 서울 영등포을 현역 의원인 김민석 총리, 영등포갑 채현일 의원을 거론하면서 “(김·채 의원에게) 한 말씀 해주시면 큰 힘이 되겠다”고 요청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포구청장 후보로 공천될 수 있도록 해당 지역 국회의원에게 잘 이야기해 달라는 취지였다. 당시 김씨는 강 의원에게 “환갑을 넘긴 나이에 마지막으로 자치단체장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강서구는 진교훈 구청장이 있어 도전이 힘든 상황인 것 같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씨가 구청장이 돼 더 큰 이권 사업에 관여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앞서 김씨의 가족 회사들이 김씨 상임위와 관련된 사업을 잇따라 수주해 논란이 일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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