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통합 기로에 선 국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쌍특검(통일교·민주당 공천 뇌물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시작한 단식을 8일 만에 끝내면서 향후 당 운영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단식을 통해 어느 정도 보수 지지층 결집을 이뤘다고 보고 갈등 봉합과 외연 확장으로 갈지, 아니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재판 판결을 앞두고 강성 지지층 결집을 이어갈지 갈림길에 섰다는 것이다. 장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을 보류했던 시한이 23일로 끝나면서 이 문제 처리 방향도 주목된다.
전날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된 장 대표는 23일 정밀 검사를 받으며 건강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의식은 회복돼 간단한 대화는 가능한 상태지만 단식 말미부터 극심한 흉통을 호소하고 있어 추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한다. 당 관계자는 “당분간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며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송언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쌍특검 수용 요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장 대표의 목숨을 건 쌍특검 단식 투쟁의 궁극적 목표는 여의도 정치의 뿌리 깊은 악습인 ‘검은 돈 뿌리 뽑기 정치 개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26일 의원총회를 통해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청와대 앞 릴레이 시위, 규탄 대회 등이 거론된다. 27일에는 당 정책국을 중심으로 ‘통일교 게이트·공천 뇌물 특검법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개혁신당과 양당 연석 의원총회 등 쌍특검 공조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의 선택은… 22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 쌍특검법(통일교·민주당 공천 뇌물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8일간 이어가던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장 대표가 단식을 마치면서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조치를 최종 의결할지 등이 주목받고 있다./남강호 기자 |
장 대표도 당 업무에 복귀하는 대로 지방선거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재영입위원회, 분야별 전문가 특보단도 띄우고 당명 개정 작업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애초 계획했던 비전 발표회 대신 2월 국회 임시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지방선거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실정을 부각하고 국민의힘이 나갈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의결 여부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14일 한 전 대표의 제명을 결정하자 장 대표는 15일 단식에 들어가기 직전 “재심의 기간까지는 윤리위 결정을 최고위에서 결정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한 전 대표는 재심 기한이었던 이날까지 재심 청구를 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장 대표의 건강 상태를 볼 때 26일 최고위 참석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장 대표가 없는 상태에서 제명이 의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다만 이후 장 대표의 결단에 따라 징계안이 의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당내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 사람이 갈등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 전 대표는 사과하고 장 대표는 제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하지만 지도부 주변에선 윤리위 결정을 바꾸려면 한 전 대표의 공개 사과와 별개로 ‘당원 게시판 사건’ 관련해 본인의 소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장 대표가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자마자 무리수(제명 결정)를 두게 되면 결집했던 부분이 하루아침에 분열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8일 공개 사과한 이후 대외 메시지를 내지 않았던 한 전 대표는 22일 밤 자신의 지지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여러 건의 댓글을 남겼다.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한동훈 징계 철회 집회’에 참석하겠다는 지지자들의 글에 “함께 가야만 길이 됩니다” “이렇게 지지해주시고 함께 가주시는 것이 제가 계속 가는 힘입니다”라고 답했다. 한 전 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도 “대장동 항소 포기 특검은 도대체 왜 안 하는 겁니까”라는 글도 올렸다. 대장동 재판을 담당한 검찰이 지난해 1심 판결 이후 항소를 포기했고, 이에 반발했던 검찰 간부들은 22일 발표된 인사에서 좌천되거나 승진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갤럽이 장 대표 단식 기간이던 지난 20~22일 시행해 이날 공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주 대비 2%포인트(p) 하락한 22%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장 대표 취임 후 최저치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주 대비 2%p 오른 43%를 기록해 양당 간 격차는 양당 대표 취임 이후 최대치인 21%p였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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