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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324] 사람의 길 읽은 조경의 神

조선일보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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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324] 사람의 길 읽은 조경의 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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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센트럴파크. 프레데릭 옴스테드의 대표작으로 1876년 완성된 도시 공원의 모범이다.

뉴욕 센트럴파크. 프레데릭 옴스테드의 대표작으로 1876년 완성된 도시 공원의 모범이다.


프레데릭 옴스테드(Frederick Olmsted)는 ‘미국 조경의 아버지’로 불린다. 19세기부터 팽창하는 도심 속에 ‘열린 공간’에 대한 개념과 공원을 통한 복지를 주장했다. 이전까지 개인 소유이던 정원을 시민이 사용하는 공원으로 변환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의 조경 디자인은 땅과 식물의 조화, 건축의 질서, 그리고 인간의 행태를 이상적으로 반영·제시한 것으로 특히 유명하다.

대표작은 뭐니 뭐니 해도 1876년 완성된 뉴욕 센트럴파크다. 지난 150년 동안 수많은 도시 공원의 모델이 됐다. 옴스테드는 여러 대학교의 조경에도 관여했다. 스탠퍼드, 버클리 등 오늘날 캠퍼스가 예쁘다고 회자되는 곳들이다. 그중 백미는 뉴욕 이타카(Ithaca)에 있는 코넬대학이다. 고딕, 신고전주의, 빅토리아 양식의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언덕, 폭포와 호수의 전망 등 사계절 아름다운 경관이 그의 손으로 연출됐다.

설립자이자 초대 총장 화이트 코넬(White Cornell)의 의뢰를 받은 옴스테드는 공원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의 기능과 자연경관을 성공적으로 결합했다. 사각형 인공 중정을 만들며 주변에 건물을 배치하는 방식을 피하고, 언덕이 많은 지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자연미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리베 슬로프(Libe Slope)’ 또는 ‘도서관 슬로프’라 불리는 커다란 경사지가 만들어졌다. 학생들이 옹기종기 앉아 대화를 나누고 카유가(Cayuga) 호수와 석양을 바라보는 코넬의 명소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동선 계획이다. 캠퍼스 내 여러 건물을 연결하는 보도를 구획하는 대신, 기발한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겨울에 춥고 눈이 오는 날을 기다렸다가 최단 거리를 찾아 건물 사이를 서둘러 이동하는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 길을 만든 것이다. 국내외 수많은 대학의 잔디밭에 예외 없이 행인들이 가로지른 자국이 나 있는 걸 보면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다.

코넬대학교 캠퍼스의 ‘리베 슬로프(Libe Slope)’. 조경디자이너 프레더릭 옴스테드는 인위적으로 사각형의 중정 주변에 건물을 배치하는 대신, 언덕이 많은 지형을 살려 자연미를 극대화했다. 눈이 오는 날, 최단거리를 찾아 사람들이 건물을 이동하며 남긴 발자국을 따라 길을 만들었다.

코넬대학교 캠퍼스의 ‘리베 슬로프(Libe Slope)’. 조경디자이너 프레더릭 옴스테드는 인위적으로 사각형의 중정 주변에 건물을 배치하는 대신, 언덕이 많은 지형을 살려 자연미를 극대화했다. 눈이 오는 날, 최단거리를 찾아 사람들이 건물을 이동하며 남긴 발자국을 따라 길을 만들었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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