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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HO 탈퇴 완료… 78년 가입 역사 마침표

조선비즈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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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HO 탈퇴 완료… 78년 가입 역사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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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를 공식 탈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탈퇴 절차를 개시한 지 정확히 1년 만이다. WHO 설립 78년 역사상 최대 공여국이었던 미국은 28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 회비를 남긴 채 기구를 떠났다.

로이터는 22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가 WHO 탈퇴 절차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동 성명에서 “WHO가 핵심 임무를 저버리고 미국 국익에 반하는 정치적 의제를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이 최대 재정 기여국임에도 WHO가 적대적인 국가들의 이해에 휘둘렸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로고와 성조기.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로고와 성조기.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지목한 ‘적대적 국가’는 사실상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코로나19 초기 대응 과정에서 중국을 과도하게 옹호하며 공중보건위기 선포와 정보 공유에 실패했다고 비판해 왔다. 그는 2025년 1월 20일 WHO 탈퇴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1년간 자금 지원 중단과 인력 철수를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이 WHO에 내지 않은 분담금은 약 2억6000만 달러(약 3800억 원)에 이른다. 1948년 미 의회 결의안에 따르면 WHO를 탈퇴하려면 1년 전 통보와 모든 재정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미국은 자국법상 회비를 정산해야 한다는 규정을 스스로 만들어 놓고도, 국제기구가 이를 강제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채무 이행을 거부한 채 탈퇴를 강행했다. 미 보건 당국은 “탈퇴 전 부채를 청산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국제기구 조약보다 자국 판단을 우선시하겠다고 했다.

미국 이탈로 WHO는 즉각적인 재정 압박에 직면했다. 미국은 2022~2023년 기준 약 13억 달러를 기부한 최대 공여국이었다. 자금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소아마비, 에볼라, HIV 등 주요 감염병 퇴치 사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인 2020년에도 WHO 탈퇴를 통보했지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를 철회했다. 이번에는 재집권 직후 탈퇴를 강행하며 돌아올 길을 사실상 막았다. 외신들은 WHO가 오는 5월 총회에서 미지급금 문제를 논의하겠지만 실질적 해결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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