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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납치작전’처럼…미국, 올해 내 ‘쿠바 정권 전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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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납치작전’처럼…미국, 올해 내 ‘쿠바 정권 전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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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각) 쿠바 하바나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쿠바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벽화가 그려진 길을 한 주민이 걷고 있다. EPA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각) 쿠바 하바나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쿠바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벽화가 그려진 길을 한 주민이 걷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올해 연말까지 쿠바에서 공산주의 정권을 몰아내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쿠바의 정권을 몰아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쿠바 정부 내부 인물을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단계는 아니지만, 지난 3일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한 것처럼 쿠바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란 것이다. 미국 정부 내엔 쿠바가 마두로란 중요한 후원자를 잃고 나서 지금처럼 취약해진 때가 없었으며,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미국이 쿠바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데 사용하는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차단해 쿠바 정권을 약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쿠바의 경제는 붕괴 직전 상태로 생필품과 의약품이 만성적으로 부족하고, 잦은 정전을 겪는 상태라고 미국 정보기관들은 평가하고 있다.



쿠바는 1999년 좌파 성향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상대적으로 싸게 들여오는 석유에 의존하고 있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 차단으로 수주 안에 경제가 완전히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쿠바는 수년간 베네수엘라에서 오는 대량의 원유와 돈으로 수년간을 생존해왔다. 그 대가로 쿠바는 지난 두 베네수엘라 독재자를 위해 ‘보안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더는 안 된다! 쿠바에는 더는 석유도 돈도 들어가지 않을 거다. 0이다! 너무 늦기 전에 쿠바가 협상을 맺길 바란다”라고 썼다.



3일 쿠바 하바나에 있는 콜론 공동묘지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납치 당시 사망한 쿠바 군인들의 장례식에서 미겔 디아즈카넬 쿠바 대통령이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3일 쿠바 하바나에 있는 콜론 공동묘지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납치 당시 사망한 쿠바 군인들의 장례식에서 미겔 디아즈카넬 쿠바 대통령이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쿠바 정부는 미국의 이런 정권 전복 시도에 반발해왔다. 쿠바 정부는 10년 전 세상을 떠난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가 장악한 상태다. 65살의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국정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경호하다 전사한 쿠바 군인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항복이나 굴복은 불가능하며, 강압이나 협박에 기반을 둔 어떠한 형태의 합의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쿠바 안의 민심도 정권에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쿠바에선 지난 1994년과 2021년 두 차례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인권단체들은 쿠바 정부가 1천명 이상의 정치범을 수감하는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료가 부족해 밤에 정전되는 쿠바에선 어두운 밤중에 저항의 뜻으로 냄비에 나무 숟가락을 부딪치는 소리를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하지만 일당 독재 체제의 스탈린주의 국가인 쿠바에 야당이 있고 시위가 자주 일어났던 베네수엘라에 했던 최근의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오바마 정부 당시 쿠바와 협상을 했던 리카르도 수니가는 “이 사람들은 더 다루기 힘든 상대”라며 “미국 쪽에 서서 일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는 1959년 공산주의자인 카스트로 형제가 정권을 잡은 뒤 미국과 적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은 1961년 쿠바를 침공했지만 실패한 피그만 사건부터, 1962년 이후로 점점 강화된 제재를 부과해왔다. 하지만 쿠바는 동맹인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으로 제재에도 국가를 유지하며 버텨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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