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정 정부 돈 비중 60%로↑…중·저예산 영화·애니메이션 숨통 틔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문체부 소속·공공기관 2차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14/뉴스1 |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케이-컬처 300조 원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정부가 7300억 원 규모의 '콘텐츠 정책펀드'를 새로 만든다. 정부가 직접 돈을 더 넣고, 민간 투자자에게는 손실을 조금 더 막아 주는 대신 이익을 더 많이 나눠 주는 방식으로 규칙을 바꿔, 케이-콘텐츠에 들어오는 민간 돈도 함께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2026년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 계획을 내고, 총 7300억 원 규모의 콘텐츠 정책펀드를 만들겠다고 23일 밝혔다. '모태펀드'는 정부가 씨앗이 되는 큰 자금을 만들어 두고, 민간과 함께 여러 개의 작은 펀드(자펀드)를 만들어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번 정책펀드는 문화계정 6500억 원, 영화계정 818억 원으로 구성했다. 두 계정을 합친 조성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약 22% 늘었고, 문화계정과 영화계정 모두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큰 규모다. 정부는 이를 통해 '케이-컬처 300조 원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정책펀드 7300억원 |
문화계정 6500억원…IP·수출·신기술·신성장·M&A 5개 분야에 투자
정부는 문화계정에 3900억 원을 넣어서 총 6500억 원 규모의 자펀드 5종을 만들기로 했다. 나머지 금액은 민간이 함께 채우는 방식이다. 문화계정은 우리 콘텐츠 산업의 뼈대가 되는 지식재산, 해외 진출, 신기술,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 인수합병(M&A)과 기존 주식 매입(세컨더리) 등에 나눠 투자한다.
세부적으로는, 드라마·영화·웹툰·게임 등 콘텐츠의 '원천 지식재산'(IP)을 가진 제작사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지식재산(IP) 펀드' 2000억 원,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해외 방송사 등에 판매될 콘텐츠에 투자하는 '수출 펀드' 2000억 원을 먼저 조성한다. 이 두 펀드는 제작사가 자기 콘텐츠를 직접 소유하고, 이를 다시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또한 공연·영상·게임 등에서 쓰이는 새로운 기술, 음악·출판·캐릭터·공연 분야의 핵심 기술과 창작시설에 투자하는 '문화기술(CT) 펀드' 1000억 원을 새로 만든다. 이 펀드는 문체부 연구개발 과제 등을 통해 나온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쓰이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이와 함께 성장 가능성이 큰 신성장 분야와 창업 초기 콘텐츠 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콘텐츠 신성장 펀드' 750억 원, 문화기업 인수합병과 기존 발행 주식을 사들이는 '인수합병(M&A)·세컨더리 펀드' 750억 원도 조성된다. 이를 통해 게임·웹툰 등 미래 유망 분야를 키우고, 잘 크고 있는 기업이 다른 회사를 사들이며 몸집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영화계정 818억원…정부 돈 비율 60%로 올려 영화산업 위기 대응
영화계정에는 정부 돈 490억 원이 들어간다. 나머지는 민간이 채워 총 818억 원 규모로 자펀드를 만든다. 정부는 최근 한국 영화산업이 관객 감소, 투자 위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영화계정에서는 정부 출자 비율을 기존 50%에서 60%로 올렸다. 그만큼 정부가 더 많은 위험을 떠안고, 투자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영화계정은 3가지 펀드로 나뉜다. 한국영화 프로젝트에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하는 '한국영화 메인투자 펀드'에 567억 원을 배정한다. 이 펀드는 제작사가 영화 지식재산을 직접 갖고, 여러 작품을 꾸준히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둔다.
둘째, 순제작비 30억 원 이하인 중·저예산 한국영화에 투자하는 '중·저예산 한국영화 펀드' 134억 원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꾸준히 나오도록 지원한다. 제작비가 많지 않은 영화도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게 투자 바닥을 넓히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관련 중소기업과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애니메이션 전문 펀드' 117억 원도 조성한다. 이 펀드는 극장용 한국 애니메이션과 인기 웹툰·캐릭터 등 우수한 원천 지식재산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을 뒷받침한다.
콘텐츠 정책펀드 7300억원 |
민간투자 끌어들일 특전 강화…“투자 선순환 구조 만들 것”
정부는 정책펀드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정부 돈뿐 아니라 민간 자본이 함께 들어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민간 출자자에게 주는 '보호장치'와 '이익 배분' 규칙도 다듬는다.
먼저 투자가 실패했을 때 민간이 먼저 입는 손실을 줄이는 '우선 손실충당' 비율을 15%에서 20%로 올린다. 쉽게 말해, 손실이 났을 때 정부가 한층 더 앞에서 막아 주겠다는 뜻이다. 또 수익이 나면 정부 지분 일부를 미리 정한 조건으로 살 수 있게 하는 '콜옵션'과, 투자 이익을 민간에 더 많이 나눠 주는 '초과수익 이전' 비율도 30%에서 40%로 높인다.
이렇게 규칙을 바꾸면 민간 입장에서는 위험은 조금 줄고, 잘됐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커지게 된다. 문체부는 이를 통해 콘텐츠 산업에 민간 자본이 더 많이 들어오고, 정책펀드가 시장에 돈을 빠르게 풀어 주는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26일까지 접수, 4월 최종운용사 발표
'케이-콘텐츠' 정책펀드에 대한 운용사 제안서는 오는 26일 오후 2시까지 온라인으로 받는다. 이후 심사를 거쳐 4월에 최종 운용사를 뽑아 발표할 계획이다. 자세한 공고 내용과 신청 방법은 한국벤처투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성환 문화산업정책관은 "케이-컬처 300조 원 시대를 위해서는 콘텐츠 산업에 꾸준히 돈이 공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2026년 콘텐츠 정책펀드는 성장 가능성이 큰 새 분야부터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장까지 넓게 챙겨, 콘텐츠 기업이 안정적으로 크고 케이-콘텐츠가 세계에서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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