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서 14A 전략 언급
립부탄 CEO “하반기 고객사 물량 가시화”
2028년부터 본격 양산…삼성보다 1년 앞서
TSMC 병목 심화…삼성·인텔, 수주경쟁 가열
립부탄 CEO “하반기 고객사 물량 가시화”
2028년부터 본격 양산…삼성보다 1년 앞서
TSMC 병목 심화…삼성·인텔, 수주경쟁 가열
립부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커넥트’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인텔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산업의 재건을 책임지고 있는 인텔이 올해 하반기 14A(1.4나노급) 공정의 구체적인 고객사 물량이 결정될 것이라며 2027년 시험 생산을 거쳐 2028년부터 본격 양산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TSMC보다 먼저 18A(1.8나노급)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한 인텔은 “‘새로운 인텔’을 구축하기 위한 견고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하며 14A 공정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선단 1.4나노 공정에도 서둘러 진입해 애플,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를 먼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인텔 파운드리의 부상은 업계 2위 삼성전자에게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하반기 14A 고객 물량 가시화…2028년 양산 돌입”
인텔 파운드리가 자사 18A 공정으로 생산한 최초의 PC용 프로세서 ‘인텔 코어 울트라 3 시리즈’. [인텔 제공] |
인텔은 22일(현지시간) 진행된 2025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14A 파운드리 공정의 향후 로드맵과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립부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4A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외부 핵심 고객과의 협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고객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어느 정도 물량을 확정해 우리에게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인텔 파운드리 14A 공정에 칩 양산을 맡길 고객사의 정체와 구체적인 물량 규모가 윤곽을 드러낼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생산 물량과 가격에 대해 협의 중인 사실도 밝혔다.
그러면서 “물량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파운드리 증설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량이 확인되면 그에 맞춰 생산능력(capa)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에 나란히 파운드리 공장을 구축 중인 삼성전자·TSMC가 장비 반입을 앞당기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14A 고객 수요가 확인되기 전에 생산능력을 미리 늘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현재 기존 시설만으로도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립부탄 CEO는 또한 “14A는 2027년 후반 리스크 프로덕션(risk production)을 시작하고, 2028년 본격적인 양산(volume production)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2027년 하반기 14A 공정에서 제한적으로 고객사 물량을 시험 생산하고, 본격적인 매출은 수율이 올라오는 2028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는 셈이다.
인텔, 삼성 제치고 2위 목표 다시 기치…‘美 몰아주기’ 특수 노려
앞서 TSMC 역시 1.4나노 양산 목표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파운드리 협력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세이프(SAFE) 포럼 2025’에서 1.4나노 도입 시점을 2029년으로 기재했다. 이는 당초 2027년보다 늦춘 것이다.
인텔이 14A 공정에서 대형 고객사를 선점할 경우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 경쟁 구도도 반전을 맞을 전망이다.
2021년 ‘미국 파운드리 재건’의 선봉에 선 인텔은 2030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TSMC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 하에서 수주실적 저조와 대규모 적자로 어려움을 겪으며 1만5000명 해고에 이어 매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8월 인텔 지분 10% 인수를 대가로 보조금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반전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의 물량을 자국 파운드리인 인텔에 몰아줄 경우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인텔 18A 공정에 칩 일부를 맡기기로 했다. 엔비디아도 지난해 9월 7조원 규모의 인텔 주식을 매입하면서 ‘미국 파운드리 밀어주기’라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18A 공정 양산을 가장 먼저 선언했던 인텔은 이날 “애리조나와 오리건에서 대량 양산에 진입했다”고 재차 강조하며 “이를 통해 인텔은 미국 내에서 최첨단 반도체 연구·설계·개발은 물론 최첨단 공정을 활용한 로직 반도체 대량 양산까지 수행하는 유일한 기업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고 자평했다.
차세대 공정인 14A 공정에선 2세대 리본펫(RibbonFET) 트랜지스터와 2세대 반도체 후면 전력전달(BSPDN) 기술 ‘파워다이렉트’를 투입하며 최첨단 파운드리 미세공정 경쟁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AI 인프라 투자 급증으로 선단 파운드리 수요도 높아진 가운데 이는 업계 1위 TSMC를 쫓는 삼성전자, 인텔에게 기회로 꼽히고 있다. TSMC로 물량이 몰리면서 병목현상이 심해진 데다 공정 가격도 비싸지자 점차 고객사들이 다른 파운드리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TSMC 대안을 찾는 고객사들을 겨냥한 삼성전자와 인텔의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TSMC는 지난 15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인텔 파운드리와의 경쟁에 따른 점유율 하락 우려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선단 공정 기술은 매우 복잡해 설계를 최적화하는 것만 2~3년, 양산 램프업에 추가로 1~2 년 걸린다”며 “이는 보조금만으로 해결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