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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 좀” 홀몸노인 냉장고 채우던 ‘야쿠르트 아줌마’…마지막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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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 좀” 홀몸노인 냉장고 채우던 ‘야쿠르트 아줌마’…마지막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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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정숙 hy 프레시매니저, 광진구청장 상 수상
독거노인 고독사 발견…신속대응 후속조치 지원
29년간 노인 돌봄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건네려 해요. 제가 문을 열지 않으면 이분들이 무사한지 알 길이 없으니까요.”

이른바 ‘야쿠르트 아줌마’라고 불리는 hy(옛 한국야쿠르트)의 프레시 매니저가 홀몸 노인의 고독사가 장기간 방치되는 걸 막았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구청장 상을 받게 됐다.

탁정숙 hy 프레시 매니저. hy 제공

탁정숙 hy 프레시 매니저. hy 제공


23일 hy에 따르면 탁정숙 hy 프레시 매니저는 전날 열린 서울 광진구 ‘1월 정기 구민표창 수여식’에서 광진구청장 표창을 수상했다. 탁 매니저는 어르신 복지 분야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앞서 탁 매니저는 지난해 12월 독거노인 고객 A(당시 69세)씨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A씨를 발견했다. “올 때 돈가스 좀 사다 달라”는 부탁을 받고 발견 사흘 전 돈가스를 건네며 “식사 잘 챙겨 드세요”라고 인사했을 때만 해도 별다른 징후가 없어 충격을 받았으나, 즉시 관계 기관에 연락해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도왔다. 신속한 대응이 고인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평소 고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점도 수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암 수술로 거동이 어려운 고인의 잔심부름을 돕고, 말벗이 되어주는 등 정서적 지원을 이어왔다. A씨가 부탁하면 식사거리나 간식을 사서 전달했고, 통신비 등 각종 요금을 내거나 분리수거 같은 일상적인 잔심부름을 하기도 했다. 배달할 때도 방 안 냉장고에 제품을 두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 헤어지곤 했다고 한다.

탁정숙 hy 프레시 매니저가 지난 22일 광진구 ‘1월 정기 구민표창 수여식’에서 광진구청장 표창을 수상했다. hy 제공

탁정숙 hy 프레시 매니저가 지난 22일 광진구 ‘1월 정기 구민표창 수여식’에서 광진구청장 표창을 수상했다. hy 제공


탁 매니저는 광진구 중곡동 중곡제일시장에서 29년째 프레시 매니저로 활동 중이다. 일반 고객 외 14명의 독거노인에게 제품을 전달하고 안부를 묻고 있다.


이는 hy가 32년째 광진구청과 함께 진행 중인 ‘저소득 독거 어르신 안부 확인’ 사업의 일환이다. 프레시 매니저가 제품 전달과 함께 관할 내 800여 명의 독거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위기 상황 발생 시 즉각적 조치를 돕는다. 해당 사업은 전국 단위로 확대돼 hy의 대표 사회공헌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탁 매니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상을 받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독거 어르신들의 안부를 더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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