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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은 안 빤 것 같은 '때 낀 셔츠'가 트렌드?···명품 패션쇼에 등장한 아이템은

서울경제 이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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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은 안 빤 것 같은 '때 낀 셔츠'가 트렌드?···명품 패션쇼에 등장한 아이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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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은 안 빤 것처럼 때가 탄 셔츠가 명품 브랜드의 ‘신상 컬렉션 아이템’으로 등장해 화제다. 최근 공개된 프라다의 2026년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에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프라다는 최근 열린 밀라노 남성복 패션위크에서 구겨진 질감과 얼룩을 연상시키는 디테일, 해진 듯한 소매와 커프스를 더한 셔츠와 코트를 선보였다. 얼핏 보면 세탁을 미룬 오래된 옷처럼 보이지만, 모두 이번 시즌을 위해 새로 제작된 제품이다.

이 같은 파격에 네티즌 반응은 엇갈렸다. 온라인에는 “너무 난해하다”, “빈티지가 아니라 빈티잖아”, “집에 굴러다니는 내 옷이랑 다를 바가 없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낡아 보이는 옷이 명품으로 제시되는 데 대한 당혹감과 냉소가 동시에 드러난 셈이다.





프라다는 이런 디자인을 내놓은 배경으로, 말끔함과 완벽함으로 상징돼 온 명품의 문법에 의도적으로 균열을 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코트와 셔츠에는 구김과 해짐, 얼룩을 떠올리게 하는 이른바 ‘더티 포인트’를 더해 새 옷임에도 이미 오랜 시간을 통과한 듯한 인상을 남겼다. 쉽게 버리지 못하고 오래 입게 되는 옷, 손때가 묻은 옷에 대한 인간의 애착을 정면으로 건드린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컬렉션에서는 때가 탄 흔적과 커피 얼룩처럼 보이는 오염이 남은 셔츠가 등장했고, 칼라를 제거하고 여밈을 등 쪽으로 옮긴 디자인에는 접힌 자국과 구김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처럼 일반 소비자 눈에는 ‘더럽게 보이는’ 디자인을 명품으로 제시한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발렌시아가는 의도적으로 망가진 듯한 디자인을 고가에 선보여 논란을 불러왔다. 발렌시아가의 2025년 겨울 컬렉션에 포함된 남성용 탱크톱은 옆선이 크게 찢어진 형태였지만 약 109만 원에 판매됐고 품절되기도 했다.






앞서 발렌시아가는 일부러 해지고 더럽힌 운동화 100켤레를 ‘파리 스니커즈’라는 이름으로 1850달러(한화 약 229만 원)에 한정 판매한 바 있다. 당시 발렌시아가는 과장되게 해진 신발 이미지를 통해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돌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의도는 알겠지만 난해해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명품의 미학과 대중의 감각 사이 간극이 다시 한번 드러난 셈이다.

이인애 기자 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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