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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한 아우②] 형제 맞대결서 웃은 문유현 “형에게 지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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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한 아우②] 형제 맞대결서 웃은 문유현 “형에게 지고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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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혜진 기자

사진=이혜진 기자


“이날만을 기다려왔습니다.”

형제(兄弟)란 어떤 존재일까. 특별한 사이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오래된 라이벌 관계다. 프로농구 문정현(KT)-문유현(정관장) 형제도 마찬가지. KBL 역대 최초 드래프트 1순위 형제이기도 하다. 문정현은 2023년, 문유현은 2025년 드래프트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당시 문유현은 ‘형제 1순위’라는 타이틀에 대해 “정말 영광스럽다. 그 뒤에는 부모님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형과 붙게 된다면 열심히 배워서 이겨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침내 그날이 다가왔다. 21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KT와 정관장의 맞대결. 문정현과 문유현은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예상보다 조금은 늦게 성사된 만남이었다. 드래프트 이후 양 팀은 두 차례 경기를 펼쳤지만 그때마다 문유현이 결장했다. 포지션은 다르다. 하지만 형제가 프로 무대에서 경쟁을 펼친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엔 충분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은 “직접적인 매치업은 안되겠지만 재밌게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웃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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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말에 형만 한 아우 없다고 했던가. 문유현은 정면으로 이에 맞섰다. 형과의 대결서 활짝 웃었다. 29분45초 동안 코트 위를 누비며 18득점 7리바운드 등을 올리며 팀 승리(73-62)를 거뒀다. 문정현은 23분12초간 1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문유현은 “데뷔 후 이날만을 기다려왔다”면서 “사실 형이 좀 봐준 것 같다. 나를 의식한 듯하다. 소극적인 모습이 좀 나왔는데, 앞으로는 기죽지 말고 KT 주축 포워드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 치 양보 없는 승부였다. 치열한 몸싸움을 기본, 중간중간 형을 도발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영리하게 반칙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문유현은 “경쟁심이 정말 강하다. 형에게 지고 싶지 않았다”고 운을 뗀 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도발한 건 미안하지만, 경기를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반대로 형의 좋은 플레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3쿼터 한 때 스틸을 허용했다. 문유현은 “워낙 수비를 잘하는 선수다. 안이하게 대처한 부분이 있었다”고 반성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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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지켜보는 부모님은 여러 감정이 들었을 터. 한 쪽을 응원하고 싶지 않아 현장 방문도 고사했다. 문유현은 한 가지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경기 전날 어머니께서 메시지를 잘못 보냈더라. ‘첫째가 잘돼야지 둘째가 잘 된다’고 왔다. 놀라는 이모티콘 하나 보내드렸다”고 폭로했다. 아들 각각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자 한 것이 엉뚱하게 발현된 듯하다. 문유현은 “(메시지대로라면) 아마 TV로 KT를 응원했을 텐데 내가 이겨서 죄송하다”고 재치 있게 밝혔다.


코트 밖 모습은 여느 형제 못지않다. 경기 전 서로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지만, 끝난 후엔 따뜻하게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서로에게 좋은 자극을 받기도, 때로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합심하기도 한다. 2022 국제농구연맹(FIBA) U18 남자농구 아시아컵 우승을 합작한 바 있다. 문유현은 “올스타 브레이크 때도 함께 만나 소고기도, 초밥도 먹었다. 이젠 나보고 사라더라”고 농담하면서도 “형은 정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눈다”고 끄덕였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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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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