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스 “제재, 비자 발급 제한 등 동원해야”
국무 차관 “발언 규제 시 규정 모호하면 안 돼”
EU 디지털 규제에도 비판 쏟아내
국무 차관 “발언 규제 시 규정 모호하면 안 돼”
EU 디지털 규제에도 비판 쏟아내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인공지능(AI)·가상화폐 정책 담당 차르가 22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올 인 팟캐스트 |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인공지능(AI)과 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색스는 22일 “전 세계적으로 권력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검열이 확대되고 있고 좋은 추세는 아니다”라며 “우리가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여기고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검열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것에 맞서 무역 제재, 비자 발급 거부 등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으로 여기에 맞서야 한다”고 했다. 색스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 포럼 내 ‘USA 하우스’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서 “한국은 온라인 게시 때 사실상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한다.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검열의 전반적인 추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실리콘밸리 투자자 출신인 색스는 이날 ‘올 인 팟캐스트’ 진행자인 제이슨 칼라카니스가 사회를 본 패널 토론에 사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과 함께 참석했다. 칼라카니스 역시 색스와 같은 엔젤 투자자 출신으로 오랜 기간 민주당 정부를 지지하다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 한 분파를 대표하고 있다. 로저스는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검열 법안(censorship bill)’이라며 이를 강력하게 비판해 온 트럼프 정부 고위 인사다. 세 사람은 유럽이 디지털서비스법(DSA) 같은 규제를 통해 자국 빅테크 기업을 표적 삼고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는데, 칼라카니스가 색스에게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후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며 질문을 하던 와중에 한국 사례를 언급했다.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이 22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올 인 팟캐스트 |
로저스는 유럽 당국의 잇딴 규제와 관련해 표현·언론의 자유 등을 명시한 미 수정 헌법 1조를 언급하며 “발언에 영향을 미치는 규제를 제정할 경우 금지 대상이 무엇인지 매우 명확하게해야 한다”며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대기업에 모호한 금지를 부과하게 되면 표현을 위축시킨다. 사무실 휴게실 안에서 농담을 하는 것 조차 불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유럽은 유럽만의 플랫폼을 얼마든지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말하고 싶은 건 (X·메타 같은) 플랫폼은 우리의 플랫폼이고, 미국 기준이 기준이 된다. 미국인 사용자와 미국 플랫폼이 벌금을 물게 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로저스는 유럽연합(EU)의 플랫폼 규제인 DSA에 대해서도 “미국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려는 디지털 속도 단속 장치처럼 변질됐다”며 “이로 인해 미국 기업들은 엄청난 불균형적인 피해를 본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 고위 인사들은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외국 규제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는데, 로저스와 색스는 그 선두 대열에 있는 인물 들이다. 로저스는 “플랫폼 규제는 유럽이 미국 테크 기업에 사실상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을 정도”라며 “만약 그렇다면 유럽이 관세를 부과할 권리가 있듯 우리도 관세 정책을 바꿔야 한다. 결국 이 모든 건 더 큰 무역 협상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색스는 “우리와 가깝고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이 검열의 길로 나아가는 건 우려스럽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 아래 국무부가 여기에 맞서고 있다는 점은 기쁘게 생각한다. 제재, 비자 발급 중단 등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통해 맞서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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