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23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덴더몬드 지역의 한 어린이집에 침입한 괴한의 흉기 난동으로 3명이 숨지고 12명이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킴 드 겔더(사진)로, 한 아파트에서 73세 여성을 살해한지 일주일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벨기에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드 겔더는 4건의 살인 혐의로 2013년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AFPBBNews=뉴스1 |
2009년 1월23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덴더몬드 지역의 한 어린이집에 괴한이 침입해 흉기 난동을 벌여 3명이 숨지고 12명이 중상을 입었다.
"뭐 하나만 여쭤볼게요. 좀 도와주시겠어요?"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동플랑드르주 덴더몬드 지역의 한 어린이집에 새빨갛게 머리를 염색한 한 남성이 들어와 도움을 청했다.
이 남성을 가장 먼저 마주친 건 보육교사 리타 반 가이테였다. 그는 반 가이테에게 다가가 말을 건 뒤 등 뒤에 숨기고 있던 30㎝ 길이의 흉기로 마구 공격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반 가이테는 저항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괴한의 습격을 목격한 또 다른 보육교사 마리타 블린드만(당시 54세)이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그러자 괴한은 그에게 달려들어 목과 복부를 찔러 살해했다.
흉기에 찔린 반 가이테는 놀이방에 있던 창고로 도망쳤다. 이곳에는 다른 직원들이 숨어있었다.
괴한은 창고 문을 열려고 하다 실패하자 금방 돌아섰다. 그때 창고 안에 있던 직원은 먼지떨이로 그를 덮쳐 제압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오히려 흉기에 찔리고 말았다.
2009년 1월 23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덴더몬드 지역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생후 6개월 남아 레온 가르시아-마나르트가 숨졌다. 사진은 같은달 31일 세상을 떠난 아들 레온 가르시아-마나르트의 관을 운구하는 부모의 모습이다./AFPBBNews=뉴스1 |
이후 괴한이 노린 건 놀이방에 있던 아이들이었다. 어수선한 상황에 놀란 생후 9개월의 코넬 베르메르가 비명을 지르자 괴한은 아이를 안아 올린 뒤 흉기로 살해했다.
놀이방 구석에 놓인 아기 침대에 누워있던 아이의 목을 찔러 다치게 한 뒤에도 괴한의 공격은 계속됐다. 장난감 성 근처에서 놀고 있던 아이 셋을 노렸다. 세 아이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흉기에 찔린 레온 가르시아-마나르트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숨졌다.
괴한은 아기를 상대로도 망설임 없이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도중 흉기 끝이 부러질 정도로 잔혹했다.
보육교사들은 아이들 10명을 데리고 어린이집 뒷마당에 모여있다가 주차장으로 도망쳤다. 이를 본 괴한은 아이들에게 다가가서는 "쉿!"이라고 말한 뒤 마구 공격했다. 발로 차 넘어뜨리기도 했다.
괴한은 아이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한 뒤 보육원 울타리를 뛰어넘은 뒤 타고 온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다.
2009년 1월 23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덴더몬데 지역의 한 어린이집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54세 여성 보육교사와 생후 6개월 남아, 생후 9개월 남아 등 3명이 숨졌다. 사진은 같은 달 27일 어린이집 입구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다발, 촛불, 편지, 인형들이 놓여있는 모습이다./AFPBBNews=뉴스1 |
흉기 난동으로 영아(만 1세 미만 아기) 2명과 성인 1명이 숨졌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6명은 3살도 안 된 아이들이었다. 어린이집에 있던 아이 21명 중 9명만이 화를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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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1시간 만에 붙잡힌 괴한…다른 어린이집 향하다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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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23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덴더몬드 지역의 한 어린이집에 침입한 괴한의 흉기 난동으로 3명이 숨지고 12명이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킴 드 겔더(사진)였다. 그가 범행 당시 새빨간 머리에 얼굴을 새하얗게 분장하고 있었다고 전해져 영화 '배트맨' 시리즈 속 조커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이는 드 겔더의 창백한 피부 탓에 생긴 오해로 밝혀졌다. /AFPBBNews=뉴스1 |
괴한은 도주한 지 1시간 만인 오전 11시25분쯤 인근 마을인 레베케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벨기에 출신의 킴 드 겔더(당시 21세)였다.
체포 당시 드 겔더는 어린이집 명단을 갖고 있었고, 또 다른 어린이집 방향으로 가고 있어 추가 공격을 감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드 겔더는 약물이나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아이들의 목과 얼굴 등을 노리는 등 잔혹 범행을 저질러 벨기에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는 범행 당일 오전 5시쯤부터 일어나 머리를 빨갛게 염색하고, 방탄조끼까지 갖춰 입는 등 준비를 시작했다. 흉기 3자루, 도끼, 펜치 등을 배낭에 챙긴 후 어린이집에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당시 드 겔더가 새빨간 머리에 얼굴을 새하얗게 분장하고 있었다고 전해지면서 영화 '배트맨' 시리즈 속 초록색 머리에 얼굴을 하얗게 칠한 '조커'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이는 분장이 아닌 드 겔더의 창백한 피부 탓에 생긴 오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체포 3일 만인 같은 달 26일 드 겔더는 이 사건 일주일 전 73세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용의자로도 지목됐다. 드 겔더는 처음엔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나, 하루 만에 모든 범행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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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주장했지만…"자기 행동 통제할 수 있었다" 종신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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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겔더는 변호인에게 자신이 10대 시절 우울증으로 괴로워했고 한때 환청을 듣기도 했지만, 당시 정신과 의사는 정신병원에 보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변호인은 재판에서 "드 겔더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며 그가 자기 행동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사가 임명한 정신과 전문의, 심리학자 등 5명은 드 겔더를 26차례 진찰하고, 5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드 겔러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지만 자기 행동을 통제할 수 있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다"고 결론 내렸다.
2013년 3월 22일 배심원단은 드 겔더의 4건의 살인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고, 다음날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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