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개발한 초슬림 3단자 MLCC./삼성전기 제공 |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에 대해 고객사의 장기 계약 요청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서버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기존 분기 대신 연간 계약을 선호하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중장기 공급 물량을 확보하면서 실적이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LCC는 전자제품의 전류를 안정화하고 신호 잡음을 제거하는 필수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세라믹 유전체와 전극을 층층이 쌓아 만든 초소형 부품이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PC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하며, 층을 많이 쌓을수록 용량이 커져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AI 서버용 MLCC를 두고 연간 계약 요청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 산업 성장세와 맞물려 AI 서버 생산량도 급증하고 있는데, 서버 기업을 중심으로 필수 부품인 MLCC 수급난이 예상되자 장기 계약을 선호하고 있다.
현재 AI 서버용 MLCC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일본 무라타와 삼성전기다. 두 기업의 AI 서버용 MLCC 생산 라인 가동률이 최대치에 이를 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AI 서버의 경우 전력 소모량이 커 MLCC 대당 탑재량이 3배 이상 많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가가 비싼 고부가 MLCC가 들어간다. 엔비디아 블랙웰 서버의 경우 전작 대비 MLCC 소모량이 10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자부품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크지 않은 가운데, 서버용 MLCC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 중장기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라고 했다.
스마트폰 등 IT 기기에 들어가는 MLCC는 신제품 출시에 맞춰 공급되기 때문에 제품별로 탑재되는 MLCC의 종류가 달라 고객사가 MLCC를 단기 계약으로 공급받았다. 하지만 서버는 연간 기준으로 서버용 AI 반도체 신제품이 출시되는 만큼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중요하다.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 품목인 MLCC 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세도 가팔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00% 늘어난 23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AI 서버용 고부가 부품 공급이 증가한 영향”이라며 “AI 수혜로 MLCC 등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수퍼사이클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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