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미국 투자사인 그린옥스(Greenoaks)와 알티미터(Altimeter) 등이 한미 FTA를 근거로 한국 정부에 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사진|뉴시스 |
쿠팡의 미국 소재 주요 주주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분쟁해결 절차(ISDS)'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정부가 과도한 조사와 제재를 추진해 투자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법무부는 22일 쿠팡의 미국 투자사인 그린옥스(Greenoaks)와 알티미터(Altimeter) 등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한국 정부에 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재의향서는 청구인이 향후 국제 중재를 제기할 수 있음을 사전에 통지하는 문서로, 의향서 제출 90일 이후 정식 중재 제기가 가능하다.
쿠팡Inc.가 미국 법인으로 상장돼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FTA의 투자자 보호 조항을 적용받을 수 있다. 우리 정부의 쿠팡 관련 규제·조사에 반발해 미국 투자사들이 국제소송 가능성을 앞세워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청구인들은 중재의향서에서 "지난해 12월 1일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국회와 행정부 등이 전방위적으로 쿠팡을 겨냥해 진상조사 등 각종 행정 처분과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이 한미 FTA의 공정·공평 대우 의무, 내국민 대우 의무, 최혜국 대우 의무, 포괄적 보호 의무 등을 위반한 것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피해를 초래했다는 것이 의향서의 핵심 취지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향후 내부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합동 대응 체계를 수립하고 중재의향서와 관련된 법률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그린옥스와 알티미터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도 청원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한국 정부의 쿠팡 관련 차별적 대우를 조사하고, 필요하다면 관세 및 기타 제재를 포함한 적절한 무역 구제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투자사 측은 한국 정부가 쿠팡의 사업을 마비시키기 위해 노동, 금융, 관세 등 정부 차원의 총력전을 펼쳤으며, 이러한 조사들은 데이터 유출 사건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그린옥스가 쿠팡의 이사인 닐 메타(Neil Mehta)가 설립한 회사이며, 그린옥스와 관련 법인들은 14억 달러가 넘는 쿠팡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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