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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총리 “우리 주권은 레드라인, 무례한 트럼프에 팔지 않아”

조선일보 누크(그린란드)=원선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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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총리 “우리 주권은 레드라인, 무례한 트럼프에 팔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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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가 22일 수도 누크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원선우 특파원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가 22일 수도 누크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원선우 특파원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는 22일 오후 2시(현지 시각)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협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닐센의 이날 입장 표명은 전날 트럼프가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군사력을 배제한 매입 의사를 거듭 밝힌 뒤 처음 나온 것이다.

이날 누크 문화센터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전 세계 취재진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닐센은 “덴마크 왕국 영토의 온전함, 그리고 우리의 자결권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노력할 고위급 실무 논의를 시작했다”며 “그린란드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린란드, 덴마크 왕국의 일부로서의 그린란드를 선택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수년 동안 덴마크 왕국과 나토 동맹의 틀 안에서 우리 사회, 민주주의, 그리고 국가를 발전시켜왔다”며 “우리는 그 틀 안에서 자치권과 자결권을 획득했다. 이것은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17일 누크 주민 5000명 이상이 참여한 반미 집회를 거론하며 “국제 법치, 민주주의, 그리고 우리의 자결권에 대한 무례함(disrespect)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트럼프를 향한 비판으로 해석됐다. 닐센은 “우리는 덴마크, 유럽연합(EU), 그리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선택한다”며 “이것은 단지 그린란드와 덴마크만의 상황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세계 질서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그린란드인은 평화로운 민족이며, 우리 주변의 세계가 아무리 불확실해도 우리의 평화로운 본성은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방식을 반영한다”고 했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가 22일 수도 누크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원선우 특파원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가 22일 수도 누크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원선우 특파원


닐센은 ‘그린란드가 이제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가, (트럼프가 언급한) 합의의 세부 내용은 무엇인가’라는 미 CNN 질문에 “그린란드와 덴마크 외 누구도 우리 없이 그린란드에 대한 거래나 합의를 할 권한이 없다”며 “우리는 처음부터 그린란드에서 몇 가지 ‘레드라인’이 있다고 말했고, 그걸 넘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발언은 여전히 그린란드를 소유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이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레드라인’임을 명확히 했다.

AFP가 ‘나토와는 어느 정도 정보를 공유했느냐’고 묻자 닐센은 “며칠 전 그린란드와 덴마크 정부 대표들이 나토와 마크 뤼터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가 명확한 ‘레드라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트럼프에게 전달됐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미국에 피투픽 공군기지 영토 등을 할양할 가능성은 논의할 수 있느냐. 아니면 그린란드 영토는 단 1인치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질문에 닐슨은 “주권은 ‘레드라인’이라며 우리 주권의 온전함과 국경 문제, 그리고 국제법은 누구도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이라며 “이미 나토와 덴마크, 미국 간 방위 협정으로 이뤄진 틀 안에서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이것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린란드와 미국 간 관계가 얼마나 흔들렸느냐, 향후 미국 시민이 그린란드에서 환영받을 수 있느냐’는 알자지라 질문에 닐센은 “상호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고 레드라인을 존중하는 파트너십이라면 좋은 대화를 계속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매일 밤 ‘사가겠다’ ‘빼앗겠다’는 위협을 듣는다면 그건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당신의 자유를 빼앗고 싶어 한다는 것을 매일 미디어에서 보고 듣는 것이 이곳의 사람들, 그린란드의 평화로운 사람들에게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보라”고 했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가 22일 수도 누크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는 가운데 각국 언론사도 뜨거운 취재 경쟁을 하고 있다./원선우 특파원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가 22일 수도 누크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는 가운데 각국 언론사도 뜨거운 취재 경쟁을 하고 있다./원선우 특파원


이어 “덴마크와 미국은 힘든 시기에도 수년 동안 나란히 서 있었고, 이것이 우리가 되찾아야 할 관계”라며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병합하려는 현 상황의 심각성이 전 세계에 걸쳐 있다고 강조했다. 닐센은 “이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며 사실 훨씬 더 큰 문제”라며 “이것은 세계 질서, 우리가 세계와 서방 동맹을 구축해 온 원칙, 수년 동안 세계를 안전하게 지켜온 원칙이며, 도박판에서 내걸 판돈이 아니다”라고 했다.

로이터가 ‘미국에 그린란드 광물 채굴권에 대한 우선권을 줄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닐센은 “우리의 자원에 거대한 잠재력이 있음을 알고, 이 방면에서도 미국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그린란드에서 채굴을 원한다면 당연히 우리의 법률과 매우 높은 환경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했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가 22일 수도 누크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원선우 특파원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가 22일 수도 누크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원선우 특파원


‘트럼프가 무력으로 그린란드를 차지하지 않겠다는 말을 100% 믿느냐’고 스페인 TVE가 묻자 닐센은 “당연히 믿어야 한다. 제가 믿고 싶은 것은 과거 끔찍한 시기(양차 세계 대전을 지칭)가 지난 뒤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온 그 틀”이라며 “제가 믿고 싶은 것은 (트럼프의 말이 아니라) 가깝고 사랑받는 대서양 동맹, 세계 질서, 서로의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일, 국제법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세계가 그렇게 극단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그렇게 믿어야만 한다”고 했다.

이날 누크 프레스센터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영어로 외신 1차 회견을 진행한 뒤 현지 언론과 덴마크어와 그린란드어로 2차 회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리에게 질문하려고 손을 들거나 가까이 다가가는 전 세계 기자들의 취재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그린란드 정부 관계자는 ‘얼마나 많은 나라에서 기자들이 왔느냐’는 본지 질문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며 “북미 대륙과 유럽 등지에선 전부 온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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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크(그린란드)=원선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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