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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부실·고강도 규제 ‘연타’에… 건설투자 1년새 -9.9% 곤두박질

조선일보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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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부실·고강도 규제 ‘연타’에… 건설투자 1년새 -9.9%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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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설비투자도 1.8%로 떨어져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 경제를 역성장하게 만든 주요 요인은 투자 등 내수 부진이다. 4분기 건설투자는 -3.9%로 크게 꺾였고, 설비투자도 -1.8%로 감소 전환했다.

건설투자는 연간으로 따져도 9.9% 감소했는데,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3.2%) 이후 가장 큰 감소세다. 건설 투자가 이처럼 ‘빙하기’에 접어든 데에는 부실화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정상화가 지연되고,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으며, 여기에 고강도 부동산 규제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회사들의 위험 회피와 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시행사와 시공사들은 유동성(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시멘트·철근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공사비도 가파르게 오르는 등 건설사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로 인해 주택 거래가 둔화되고 일부 재건축, 재개발 단지의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도 건설 투자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계·장비 등 설비 투자는 연간 기준으로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2.0%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최근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증대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 라인을 국내에 증설하면서 공장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 듯 보이지만, 구조 조정에 직면한 석유화학·철강 등 전통 제조업의 설비 투자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기업들이 국내보다는 미국 등 주요 소비 시장 현지에 공장을 짓는 ‘투자 유출’도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올해도 건설 투자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지방 건설 경기가 완전히 가라앉은 상황에서 SOC(사회간접자본) 등 인프라 건설로는 큰 부양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결국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AI 등 신산업 육성과 규제 개혁을 통해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AI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영역에서 투자가 대규모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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