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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조국과 수차례 접촉… 李대통령과 교감 후 합당 제안

조선일보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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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조국과 수차례 접촉… 李대통령과 교감 후 합당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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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Why] 민주·혁신 합당 추진 李·鄭·曺의 셈법은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정청래 대표의 기습 합당 제안으로 온종일 시끄러웠다. 의원들은 “중대한 당무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냐”며 공개적으로 정 대표를 공격했다. 일부 최고위원은 발표 20분 전까지도 내용을 몰랐다고 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날치기 합당”이라며 정 대표의 진퇴 여부를 묻자고도 했다.

鄭 긴급회견 뒤 떨어진 ‘민주당 명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정 대표가 퇴장하는 순간 연단에 달아놓은 더불어민주당 간판이 떨어졌다./뉴시스

鄭 긴급회견 뒤 떨어진 ‘민주당 명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정 대표가 퇴장하는 순간 연단에 달아놓은 더불어민주당 간판이 떨어졌다./뉴시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청와대, 정 대표, 조국 대표가 극비리에 각자 사전 교감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들은 “이재명 대통령, 정 대표, 조 대표가 ‘지방선거 압승을 통한 정국 주도권 장악’이라는 공동의 목표 앞에서 손을 잡은 것”이라고 했다. 이번 합당이 차기 권력 등을 둘러싼 여권 정치 지형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합당 논의는 최근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의원은 “정 대표는 작년 8월 당대표 선출 직후부터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를 고려해왔다가 최근 연대할 바엔 합당하자는 쪽으로 결론내렸다”고 했다. 정 대표는 청와대와 의견 조율을 해왔고, 조 대표와도 여러 차례 만났다고 한다. 정 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번 합당은 당청 간 조율을 통해 결정됐다”며 “미리 알리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일부 의원들에게는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고, 대통령과도 수차례 논의했다. 선거를 앞두고 더 이상 미루면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도 “양당 통합은 이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라며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합당 논의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8·15 광복절 때 강성 지지층 반발에도 조 대표의 사면·복권을 강하게 밀어붙인 것도 대통령의 생각이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은 여권 주자를 민주당에 모아서 경쟁 구도를 만드는 일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 것 같다”고 했다.

비빔밥 만드는 조국  조국 혁신당 대표가 22일 전북도 당사에서 ‘비빔밥’ 행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비빔밥 만드는 조국 조국 혁신당 대표가 22일 전북도 당사에서 ‘비빔밥’ 행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 대표는 지방선거 압승을 위해 합당을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임박해 텃밭인 호남 등에서 판세가 요동칠 경우를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이 수도권 일부 지역에 후보를 내 5%라도 가져간다면 매우 피곤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 대표가 잠재적 경쟁자인 조 대표와 빠르게 손을 잡은 것은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다. 정 대표는 오는 8월 당대표 선거에서 연임을 노리고 있는데 조 대표가 민주당에 들어오면 경쟁 상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합당없이도 지방선거를 충분히 이길 수 있는데 정 대표가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것 같다”며 “차기 주자 자리에 대한 자신감 아니겠냐”고 했다.

조 대표는 작년 10월 본지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대기업이면 우리는 스타트업”이라며 민주당 주도의 합당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최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2~3%대 한 자릿수에 머물자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 출마자 영입도 매우 어려웠다고 한다. 조국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상황이 이러니 합당을 건의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조 대표는 합당 후 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갈 곳 잃은 친문 세력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양당이 합당 논의에 착수했지만 합당이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일부 지지층에선 조 대표 사면 때처럼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당은 결이 다르고, 특히 문파(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들)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 대표가 지방선거 일부 지역 후보 자리 등 어느 정도 지분을 요구할지도 관건”이라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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