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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개’ 무시에, 그린란드 “개썰매 조롱말라”

조선일보 누크(그린란드)=원선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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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개’ 무시에, 그린란드 “개썰매 조롱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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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 달리는 최고 이동수단
덴마크의 80년 된 썰매 특수부대
그린란드 전역 순찰 능력 갖춰
덴마크 국방부 북극합동사령부 소속 시리우스 개썰매 순찰대가 그린란드에서 훈련하는 모습./덴마크 국방부 북극합동사령부 페이스북

덴마크 국방부 북극합동사령부 소속 시리우스 개썰매 순찰대가 그린란드에서 훈련하는 모습./덴마크 국방부 북극합동사령부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여러차례 “덴마크의 그린란드 방어 수단은 개썰매 두 대뿐”이라고 했다. 그린란드 방어 능력이 없음을 조롱하려고 ‘개썰매’를 내세운 것이지만, 실제로 그린란드의 특수 환경에서 개썰매는 순찰 등 작전에 무시못할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덴마크 국방부는 21일 “1941년 창설된 ‘시리우스 개썰매 순찰대(Sirius dog-sled patrol)’ 전직 팀장들로 구성된 새로운 ‘전문 특수 부대’가 그린란드 동부의 가장 험준한 지역인 블로스빌 해안 순찰에 성공했다”며 “사상 처음으로 그린란드 전역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했다. ‘개썰매 부대’가 그린란드 지상 방위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는 84%가량이 얼음으로 뒤덮인 오지다. 이렇게 넓은 땅에 사는 인구는 5만6000여 명으로, 밀도로 따지면 서울시 전체에 16명이 사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덴마크 국방부는 국제법상 ‘실효 지배’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그린란드 전역에 순찰대를 보내 주요 거점을 점검하는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극권에서 최소 8000년 이상 사람과 함께해온 썰매견이 가장 안정적인 교통 수단이라고 그린란드 사람들은 말한다.

/덴마크 국방부 북극합동사령부 페이스북

/덴마크 국방부 북극합동사령부 페이스북


개는 사료와 눈을 녹인 물만 주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비상시에도 서로의 체온으로 사람의 생존성을 높여줄 수 있다. 반면 연료나 배터리 보충이 필수적인 기계 장비는 도로도 주유소도 없는 광활한 빙하 지대에서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리우스 순찰 요원으로 선발되려면 이 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한 신체와 정신이 요구된다. 한 그린란드 주민은 “트럼프는 우리의 개썰매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했다. 덴마크 국방부는 단거리 국지 작전에서의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스노모빌이나 모터 보트 같은 장비도 새로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크 등 그린란드 주요 도시에서의 덴마크군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21일 누크 시내에선 전투복을 입은 군인들이 곳곳에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소렌 안데르센 북극사령관은 “공항·항만 등 그린란드 핵심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훈련을 실시 중”이라며 “이런 훈련은 앞으로 연중 내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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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크(그린란드)=원선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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