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택배 기사 산재 보험료, 민노총 “사측이 다 내야”

조선일보 김아사 기자
원문보기

택배 기사 산재 보험료, 민노총 “사측이 다 내야”

서울맑음 / -3.9 °
與주도 ‘사회 대화 기구’서 주장
’50%씩 부담' 현행법과 어긋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새벽 배송 제한 등을 논의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민주노총이 사용자 측에 산재보험료를 전부 부담하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이 현행법과 헌법재판소 결정과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노총 택배노조는 이달 진행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마켓컬리와 쿠팡 등이 택배 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료를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택배 기사 건강권을 위해 산재보험 가입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택배 기사들은 근로자와 사업자 성격을 동시에 가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노무제공자)다. 현행법은 이를 감안해 근로자의 산재보험료는 사측이 내도록 하고, 노무제공자는 사용자와 반반씩 부담하게 했다. 택배 기사뿐 아니라 배달 기사, 대리운전 기사, 골프장 캐디 등 다른 노무제공자도 절반씩 산재보험료를 낸다.

헌법재판소 역시 이런 방침이 문제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 2023년 배달 노동자 노조가 헌재에 “근로자와 달리 노무 제공자가 산재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헌재는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들은 자영업자와 근로자의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어, 불합리한 차별이 아니다”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입을 따졌을 때도 택배 기사가 예외를 적용받을 이유가 적다는 견해가 많다. 한국노동경제학회에 따르면, 야간 택배 기사의 월평균 소득은 581만원이고, 이 중 10%는 월 9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린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6월 기준 택배 기사의 월평균 보수액은 441만원으로, 골프장 캐디(321만원), 방문 판매원(223만원), 관광통역안내사(174만원) 등보다 많다. 민노총은 사용자 측이 산재보험료를 모두 부담해 보험 가입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택배 기사 가입률은 이미 94.6%에 달한다.

업체에 직고용돼 일하는 택배 기사들은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근로자로 분류된 자신들의 처우 개선은 뒷전인 채, 노무 제공자 보호에만 회사 예산을 집중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정진영 쿠팡 노조위원장은 “현재 논의는 특정 고용 형태에만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아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