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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층 마천루를 맨몸으로… 생사 넘나드는 등반 생중계

조선일보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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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층 마천루를 맨몸으로… 생사 넘나드는 등반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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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등반가 호놀드, 내일 도전
오는 24일 높이 508m의 대만 ‘타이베이 101′ 빌딩을 맨몸으로 오를 예정인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 안전 장비 없이 암벽을 오르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초고층 빌딩 등반에 도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넷플릭스

오는 24일 높이 508m의 대만 ‘타이베이 101′ 빌딩을 맨몸으로 오를 예정인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 안전 장비 없이 암벽을 오르는 것으로 유명한 그가 초고층 빌딩 등반에 도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넷플릭스


높이 솟은 마천루를 맨손으로 오른다. 톰 크루즈의 액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현실에서 펼쳐진다. 미국의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41)가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전 10시 대만 랜드마크인 타이베이 101 빌딩을 로프나 안전 장비 없이 등반하는 도전에 나선다. 이를 넷플릭스가 전 세계에 생중계한다.

호놀드는 안전 장비 없이 암벽을 오르는 ‘프리 솔로(free solo)’ 클라이밍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등반가다. 그는 이 방식으로 2017년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엘 캐피탄’ 암벽을 최초로 올랐으며, 이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 솔로’는 2019년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그가 자연 암벽이 아닌 초고층 빌딩을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대만 수도 타이베이 랜드마크 ‘타이베이 101’ 빌딩./조인원 기자

2004년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대만 수도 타이베이 랜드마크 ‘타이베이 101’ 빌딩./조인원 기자


도전 무대인 타이베이 101 빌딩은 높이 508m로, 현재 세계에서 11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2004년 완공됐으며,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부르즈 할리파(828m)가 세워지기 전까지는 세계 최고층 빌딩이었다. 호놀드가 이번 도전에 성공하면 인류가 맨손으로 정복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기존 최고 기록은 프랑스의 유명 등반가 알랭 로베르가 2009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452m)를 등반하며 세운 것이다.

타이베이 101 빌딩은 대나무를 형상화한 구조로, 8층마다 마디에 해당하는 돌출 발코니가 설치돼 있다. 마디와 마디 사이가 완전히 수직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10~15도 기울어져 있어 이를 넘어가려면 몸이 허공에 매달린 상태에서 손가락 힘으로만 버텨야 한다. 손을 짚는 위치 하나 하나와 자신이 취해야 할 동작을 통째로 암기하는 것으로 유명한 호놀드는 이번 도전에 앞서 안전 장비를 착용한 채 빌딩에 올라 사전 리허설을 마쳤다.

맨몸으로 건물을 오르는 만큼, 작은 실수 하나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극도로 위험한 도전이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이를 생중계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생명을 담보로 한 엔터테인먼트”라는 지적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이를 보고 무단으로 빌딩 등반을 시도하다 안전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 내부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 통로를 곳곳에 마련했으며, 전문 촬영팀이 로프에 매달린 채 호놀드 곁에 따라붙으며 필요 시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전문 기상 예보관을 고용해 날씨를 정밀 분석, 기상 조건이 나쁠 경우 즉시 등반을 취소할 방침이다. 10초가량 지연 중계를 통해 사고 발생 시 방송 송출을 즉각 중단한다.


2020년 결혼해 두 딸을 둔 호놀드는 “돌아와야 할 이유가 있기에 한순간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그는 2012년 사재를 털어 재단을 설립한 뒤 전 세계 소외된 지역에 태양광 에너지를 보급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호놀드는 “이 도전이 누군가에게는 무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시청자들이 내가 느끼는 기쁨과 설렘을 함께 느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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