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개막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성인 빌리’ 임선우 유니버설 수석
‘성인 빌리’ 임선우 유니버설 수석
“이야기 속 빌리처럼, 저도 15년의 세월을 넘어 감사하게도 정말 발레리노가 됐어요. 이제 성인 빌리로 다시 이 무대에 섭니다. 제가 있던 빌리의 자리에 소년 빌리가 서고, 저는 무대 뒤편에서 걸어 나와 함께 춤추게 될 거예요.”
21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간담회. 2010년 한국 초연 때 소년 빌리였고 이번 네 번째 시즌의 성인 빌리로 무대에 서는 임선우(27)씨는 “그 첫 순간이 정말 떨리고 설렐 것 같다”고 했다.
지금 그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이자 지난해 한국발레협회 ‘당쇠르 노브르’ 상을 받은 ‘국대급’ 발레리노. 공연이 개막하면, 그는 ‘백조의 호수’ 메인 테마가 흐르는 이 뮤지컬의 아름다운 피날레 ‘드림 발레’ 장면에서 무대에 오르게 된다. 발레에 대한 주변의 편견을 이겨내고 탄광촌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왕립발레학교에 입학한 ‘소년 빌리’가 꿈결 속에 만나는, 발레리노의 꿈을 이룬 미래의 ‘성인 빌리’가 돼 함께 춤출 것이다.
21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간담회. 2010년 한국 초연 때 소년 빌리였고 이번 네 번째 시즌의 성인 빌리로 무대에 서는 임선우(27)씨는 “그 첫 순간이 정말 떨리고 설렐 것 같다”고 했다.
2010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초연의 어린 빌리가 진짜 발레리노가 돼 돌아왔다. 네 번째 시즌 공연에 어른 빌리로 합류한 임선우(가운데)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21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이번 시즌의 어린 빌리들과 함께 발레 자세를 선보였다. 왼쪽부터 조윤우, 김우진 군, 임선우씨, 김승주, 박지후 군. /신시컴퍼니 |
2010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초연에서 ‘드림 발레’ 장면을 연기하는 소년 빌리 임선우. /신시컴퍼니 |
지금 그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이자 지난해 한국발레협회 ‘당쇠르 노브르’ 상을 받은 ‘국대급’ 발레리노. 공연이 개막하면, 그는 ‘백조의 호수’ 메인 테마가 흐르는 이 뮤지컬의 아름다운 피날레 ‘드림 발레’ 장면에서 무대에 오르게 된다. 발레에 대한 주변의 편견을 이겨내고 탄광촌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왕립발레학교에 입학한 ‘소년 빌리’가 꿈결 속에 만나는, 발레리노의 꿈을 이룬 미래의 ‘성인 빌리’가 돼 함께 춤출 것이다.
제작사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예술감독은 “이번 시즌은 우리에게도 한국 뮤지컬에도 기적 같은 순간이다. 무대 위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가장 정직하고 감동적인 증거”라고 했다.
◇‘빌리’가 되기 위한 2년 여정
이날 간담회엔 연출·안무 등 창작진, 성인 빌리 임선우와 함께 ‘제4대 빌리’ 김승주(13), 박지후(12), 김우진(11), 조윤우(10) 군이 첫선을 보였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 조윤우, 김우진, 임선우, 김승주, 박지후. 초연의 소년 빌리를 연기했던임선우(가운데)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는 이번 공연에서 '성인 빌리'를 연기한다./연합뉴스 |
‘빌리’가 되기 위한 여정은 2024년 9월에 시작됐다. 240여 명 지원자 가운데, 키가 150㎝보다 작고 변성기가 오지 않았으며 탭, 발레,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춤에 재능이 있는 만 8~12세 소년들이 뽑혔다.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방과 후 6시간씩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 ‘빌리 스쿨’,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단 네 명의 빌리가 최종 선발됐다. 빌리만의 이미지, 춤의 재능,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체력과 끈기, 무대를 향한 열정을 고루 살폈다. 빌리들은 이제 5주차에 들어선 총 13주간의 리허설, 3주 반의 무대 리허설을 거쳐 오는 4월 12일부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약 15주 동안 본공연을 시작한다.
2020년생 여섯 살 ‘스몰 보이’ 역의 허지훈 군부터 ‘할머니’ 역 84세의 박정자 배우까지, 배우 총 60명이 함께 공연한다.
◇“이 뮤지컬의 모든 순간이 작은 기적”
저마다의 사정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춤과 연기에 대한 사랑으로 고된 훈련을 통과하며 아이들의 마음도 성큼 자랐다. 가장 어린 빌리 조윤우 군은 “‘앵그리 댄스(빌리가 꿈을 가로막는 현실에 대한 분노를 폭발적 탭으로 분출하는 춤)’를 출 때는 속에서 피맛이 나고 다리가 안 움직일 정도였지만 즐겁게 견뎌냈다”고 했다. 김승주 군은 “발레는 섬세하고 유연하고 정말 정교해야 하고, 탭은 리듬과 스텝을 정확하게 하나 찍어야 했다. 무엇보다 겁을 내는 자신을 깨뜨려야 했던 아크로바틱이 제일 어려웠다”고 했다. 김우진 군은 “아버지가 발레를 전공한 누나를 보며 저까지 발레 하는 걸 반대하셨는데, 빌리가 되면 아버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은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고 했다.
발레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빌리'들./신시컴퍼니 |
초연 때 성인 빌리를 연기했던 신현지 협력 안무는 “발레를 모르고 탭도 못 하던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3시간을 공연할 수 있는 어엿한 배우가 되고, 그중 한 소년이 성장해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노가 됐다. 초연을 본 관객의 아들이 빌리 역에 지원하고, 그 아이가 어린 예술가로 성장해 간다. 이 뮤지컬의 현장에선 모든 순간이 작은 기적”이라고 했다.
◇“춤 출 때, 가슴 속에 불꽃이 터져요”
춤이 스스로에게 갖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한 어린 빌리들의 답은 이들의 열정만큼 뜨겁다. 박지후 군은 “춤을 추면 힘든 것도, 스트레스도, 아픈 것도 싹 잊힌다. 그 순간 하나만큼은 진정한 행복, 그런 걸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조윤우 군도 “춤출 땐 생각이 사라진다. 제 삶의 행복”이라고 했다. 김우진 군은 역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춤은 발레”라고 했다. “일단 발레를 추기 시작하면 심장이 뛰어요. 음악과 동작이 딱 맞으면 심장에서 폭죽이 터지듯이 ‘팡팡’ 터지는 게 있어요. 꼭 불꽃놀이 같아요.” 김승주 군은 “빌리는 춤출 때 기분을 ‘설명할 수 없고. 짜릿하고, 불꽃이 튀는 그런 기분’이라고 말한다. 저도 춤출 때 똑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임선우는 뮤지컬을 연습하고 공연하는 동안에도 발레단의 ‘심청’과 ‘백조의 호수’ 등 모든 공연에 차질 없이 참여할 예정이다. 후배 빌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부상으로 3년쯤 발레를 못 했을 때, 정말 그만둬야 하나 싶었을 때 빌리를 생각했다. 빌리라면 어떻게든 이겨내서 발레리노가 됐을 거라 생각하면서 그 시기를 넘겼다”고 했다. “우리 친구들도 앞으로 빌리가 끝나고 각자 삶으로 돌아가 새로운 길을 걸을 때, 아무리 힘들어도 ‘나는 빌리였다’는 걸 기억하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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