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규제 강화 언급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규제 강화와 관련된 발언을 쏟아내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정책 결정을 총괄하는 대통령이 직접 다주택자 세제 혜택 축소나 고가 1주택자 보유세 강화 등 국민 재산권에 큰 영향을 주는 방안들을 언급하면서 내 집 마련이나 주택 처분을 고민 중인 사람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주요 발언의 의미와 향후 정책 방향을 정리해봤다.
/그래픽=양진경 |
①다주택자 장기 보유 혜택 축소 수순
이재명 대통령은 회견에서 “자기가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 또는 투자용으로 오래 갖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주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발언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축소 또는 폐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한다. 현재는 다주택자라도 15년 이상 주택 보유 시 양도세를 30% 감면해주는데, 이 혜택을 없애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과 관련해 “신축 공급 외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게 하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장특공제는 문재인 정권 때인 2018년 폐지됐으나, 윤석열 정권 때부터 되살려 1년 단위로 연장해 왔다. 올해 시한이 오는 5월 9일이다. 그때까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와 함께 장특공제 혜택도 유지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 발언은 이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신호”라며 “5월까지는 절세 매물이 일부 나오겠지만, 그 이후에는 다주택자들이 증여를 하거나 버티기에 돌입하며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규제의 경우, 이미 실패가 입증된 정책 수단이라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실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처음 시행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값은 52.9% 폭등했다. 같은 기간 지방 5개 광역시 상승률은 7.6%에 그쳤다. 규제 도입 전인 2004년 9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서울(63.9%)과 지방 광역시(69.9%)의 상승률이 비슷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지방 주택을 처분하고 서울의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면서, 서울과 지방 간 메울 수 없는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세금 전가 부작용도 심각하다. 다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최고 세율 6%를 적용하기 시작한 2021년,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금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한 해 12%나 폭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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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고가 1주택 보유세도 오를 듯
이 대통령은 “세제를 통해서 부동산 정책을 하는 것은 깊이 고려하고 있지 않다” “(세금은) 마지막 수단인 게 좋지 않겠나”라며 보유세 증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증세, 특히 보유세 인상은 시간 문제’라는 반응이다. 대출 규제나 토지거래허가제처럼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다 쓰고도 서울 아파트 값이 매주 0.2% 안팎의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보유세 말고는 뾰족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같은 한 채라도 소득세처럼 20억, 30억, 40억원 등 구간을 더 촘촘히 해 보유세를 달리 적용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가진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증세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③토허제도 유지·확대
이 대통령은 ‘과잉 규제’ 논란이 일고 있는 토지거래허가제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허제 유지·강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현 정부가 앞으로도 규제 위주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며 “보유세 인상으로도 안 되면 보다 강력한 임차인 보호 정책이나 대출 전면 금지와 같은 극단적 대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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