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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스피 5000’ 터치···역성장 경제 체질 개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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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스피 5000’ 터치···역성장 경제 체질 개선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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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찍었다. 코스피는 22일 장중 5019.54까지 올라 미답의 고지인 ‘오천피’를 밟은 뒤 4952.53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이기는 하지만 1980년 코스피가 출범한 지 46년 만에 세운 역사적 이정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고질병에 시달려온 우리 증시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한 것은 ‘코스피 5000’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건 이재명 정부의 증시 활성화 기대와 인공지능(AI) 붐이 불러온 반도체 호황, 풍부한 유동성 등이 맞물린 결과다. 코스피는 지난해 세계 주요국 1위인 75.6%의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코스피 6000·7000 시대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환호했다.

하지만 축배를 들거나 잔치판을 벌이기는 아직 이르다. 반도체·자동차 등 몇몇 대형주 ‘쏠림’이 증시 호황을 견인한 반면 대다수 중소형주가 소외되는 증시의 ‘K자형 양극화’가 심각하다. 이달 들어 상장사 10곳 중 9곳은 코스피(17.52%)보다 상승률이 낮았다. 실물경제도 위태롭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로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건설·설비투자가 각각 3.9%, 1.8% 감소하고 수출까지 2.1% 역성장한 탓이다. 연간 성장률은 1.0%로 간신히 0%대를 모면했다. 정부는 올해 2% 내외 성장률을 전망했지만 미국발(發) 관세 불확실성과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반도체 ‘외날개’에 의존하는 산업 불균형 구조에서는 경기 반등에 한계가 있다. 탄탄한 기업 실적과 실물경제의 뒷받침 없이는 코스피 5000 금자탑이 모래성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날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는 기업의 자사주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의 조속한 추진을 당부했다고 한다. 마음껏 뛰어야 할 기업들에 무거운 짐만 보태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지금은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걷어내고 허약한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할 때다. 그래야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고 우리 증시가 진정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맞을 수 있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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