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트럼프, 또 변덕 부릴라…유럽 ‘바짝 경계’

경향신문
원문보기

트럼프, 또 변덕 부릴라…유럽 ‘바짝 경계’

속보
인텔 시간외서 낙폭 더 늘려…10% 이상 폭락
그린란드 압박 여파로 미국 증시 급락하자…관세 추가 부과 철회
EU, 대서양 동맹에 근본적 불안…긴급 정상회의도 예정대로 진행

유럽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밀어붙이기 위해 유럽에 예고했던 관세 부과 방침을 철회했지만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당장 ‘무역전쟁’으로 번질 만한 충돌은 피했어도 대서양 동맹 간 신뢰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향한 위협을 2주 동안 고조시키다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유럽 국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한 근본적인 불안이 해소되지 않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도 유럽을 향해 조롱 섞인 공격을 이어가며 유럽의 불안을 키웠다. 그는 덴마크를 “배은망덕한 나라”, 그린란드를 “얼음덩어리”라고 칭하고 유럽연합(EU)을 향해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에 대해서도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 우리한테 감사해야 한다”며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당시 청중석의 유럽 정치·경제 엘리트들은 충격에 탄식을 내뱉었고 일부는 연설이 끝나자 창백해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 기업인, 투자자 등이 모여 서방 공동의 정치·경제적 미래를 논의해온 다보스포럼을 서방 동맹국들 사이 극적인 균열을 드러내는 장으로 바꿔놨다”며 “오랫동안 기존 서방 질서를 상징해온 다보스포럼 현장에서조차 새로운 세계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했다”고 평가했다.

유럽 정상들은 미국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한 22일 EU 긴급 정상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일단 시급한 관세 문제는 해결됐지만 그린란드 문제나 대서양 동맹 관계 등 EU 정상들이 중요하게 논의해야 할 쟁점들이 남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유럽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다시 태도를 바꿀 수 있다며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리아 말머 스테너가드 스웨덴 외교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와 관련해 “(유럽) 동맹국의 협력이 효과를 낸 것”이라며 “우리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한 유럽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약속은 믿을 만하지 않지만 유럽을 향한 그의 경멸은 일관적”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미국이 우리가 생각해온 모습 그대로라는 환상에 매달릴 수 없기에 앞으로도 결연한 태도와 자주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외신들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긴장 고조로 미국 증시가 급락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급격히 바꿨다는 점에 주목했다. NYT는 “시장의 강한 반응이 뒤따른 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계획에서 한발 물러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직후 금융시장에 미 국채 투매가 나오자 관세 유예 시한을 연장해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라는 별명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주식시장이 어제 아이슬란드(그린란드를 잘못 지칭) 때문에 (새해 들어) 첫 하락세를 보였다”며 시장 상황을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관세 위협을 철회한 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