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본다이비치의 모습.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문객들이 놓은 돌에 메시지가 적혀 있다. /EPA연합뉴스 |
호주에서 시드니 총격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 행사가 전국적으로 열린 날, 또 다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졌다.
22일(현지 시각) BBC방송,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레이크 카젤리고 마을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사망했다. 또 다른 남성 1명은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남녀 커플 두 쌍으로 알려졌다.
호주 현지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총격범 1명이 장총을 소지하고 마을에 숨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가정 폭력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 경찰은 범인이 차량을 이용해 도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중무장 병력을 현장에 투입해 범인을 수색 중이다.
호주 경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재 레이크 카젤리고에서 경찰 작전이 진행 중”이라면서 “시민들은 해당 지역을 피하고, 지역 주민들은 실내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은 마침 한 달 전 시드니에서 벌어진 총격 테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의 날 행사가 열린 날이기도 하다. 오후 7시 1분 전국 각지에서 수백만 명이 1분 간 묵념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수많은 가정에서 집 창문과 현관에 촛불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14일(현지 시각) 호주 시드니 동부 본다이 해변에서 열린 유대인 축제에서 무장 남성 2명이 총기를 난사, 16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 달여 만에 또 다시 총격 사건이 벌어짐에 따라 호주 현지에서 총기 범죄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일 호주 상·하원은 총격 테러에 대응해 총기 규제를 강화하고 증오 범죄를 단속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총기 규제법은 호주 시민에게만 총기 소지를 허가하고, 허가 시 국내 정보기관 호주안보정보원(ASIO)의 정보를 활용해 신원 조회 절차를 강화하며, 정부가 민간 소유 총기 수십만 자루를 사들여 폐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호주 정부는 지난 1996년 남부 태즈메이니아주 포트아서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35명이 숨진 뒤 총기 약 64만정을 사들여 폐기했던 것과 비슷하게 전국적으로 ‘총기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NSW주는 개인별 총기 소지 한도를 4정으로 제한하고, 허가 받은 총기 소지자의 총기 클럽 가입을 의무화하는 주 차원의 규제도 도입했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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