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 양성 토론회에서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이 의사인력 양성규모 심의기준 및 적용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의 의사 정원 추계 결과를 놓고 대한의사협회(의협)과 국책연구원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 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협 쪽이 추계위가 시간에 쫒겨 섣부르게 결론을 냈다고 몰아세우자 보사연 쪽은 시간을 더 들인다고 해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맞받았다.
안덕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22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에서 “지역 단위 수급추계와 진료 과목별 추계를 먼저 한 뒤, 국가 단위 추계를 해야 하는데 순서가 거꾸로 됐다”며 “여유를 갖고 추계를 완성시켜야 하는데, 무슨 이유인지 서둘러 했다. 추계가 1년 늦어진다고 큰일날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의대 정원 결정의 밑바탕이 될 의사인력 과·부족 추계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은 그동안 의협에서 반복해온 내용이다. 의대 정원을 결정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추계위의 추계 결과를 존중하도록 돼 있다. 지난달 추계위에서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추계를 내놓으면서, 보정심에서 2027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증원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추계위 결론이 섣부르다는 의협 쪽 주장은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추계 결과가 의대 정원에 반영되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키려는 전략으로 비춰지는 까닭이다.
이에 대해 추계위에 참여했던 신현웅 보사연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시간을 가지고 추계하면 될 것이냐 묻는다면, 지금 당장 급한 불(2027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 등을 가리킴)이 있기 때문에 지금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근거를 갖고,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답을 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여러 주장을 더 펼쳐놓으면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다음 추계를 위해 하나하나 근거를 만들어가는 편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유를 갖고 추계위를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최선의 답’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취지다.
그러자 안 원장은 “시간 제약 때문에 근거 마련이 힘들었다면, 추계위원회가 할 일은 시간 부족때문에 근거를 마련하기 어려우니 기간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신 실장은 “시간이 더 있으면 가능할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이번 추계위를 보니 지금 현 시점에서는 시간을 더 준다고 한들 각자 주장들만 더 넓어질 뿐이지 (의견) 수렴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추계위와 보정심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발표됐다. 보정심에서 기준으로 삼은 2037년 부족한 의사 수는 2530∼4800명으로 추산됐다. 이 중 600명은 의학전문대학원 형태의 공공의대와 지역 없는 곳에 생길 신설 의대로 충원한다. 이에 따라 기존 지역 의대 32곳에서 지역의사제로 증원될 의사 수는 5년간 1930∼4200명 선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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