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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없으면 AI가 멈춘다“...K-메모리 전성시대 [채제우의 오지랖]

조선일보 채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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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없으면 AI가 멈춘다“...K-메모리 전성시대 [채제우의 오지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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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지랖입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AI 열풍을 타고 폭등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하면 한국이 빠질 수 없죠. 최근 코스피의 강세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절대 강자거든요. K-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K 메모리 반도체가 AI 시대의 주인공”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요.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HBM은 D램을 수익으로 쌓은 메모리 반도체로, 방대한 데이터 연산이 필요한 AI 개발의 필수품으로 꼽힌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HBM은 D램을 수익으로 쌓은 메모리 반도체로, 방대한 데이터 연산이 필요한 AI 개발의 필수품으로 꼽힌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K-반도체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AI 개발의 필수품으로 꼽히는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D램의 품귀 현상이 있습니다. D램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일종의 ‘단기 데이터 저장소’입니다. 일상적으로 널리 쓰이는 전자기기에 들어가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라고도 부르죠. HBM은 요새 많이 들어보셨죠?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층층이 쌓은 모델로, 데이터 전송 대역폭이 훨씬 큰 덕에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AI 모델은 데이터 학습할 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HBM은 AI 기업들의 필수품으로 꼽히는데요. 심지어 엔비디아의 최신 GPU가 HBM 없인 제대로 작동 못 할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두 반도체 모두 품귀 현상이 나타나며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 대표적인 AI 반도체 HBM은 물론 범용 메모리 반도체인 D램마저 공급 부족 탓에 시장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온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최근 대표적인 AI 반도체 HBM은 물론 범용 메모리 반도체인 D램마저 공급 부족 탓에 시장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나온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실제로 두 반도체 모두 요즘엔 부르는 게 값입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조사에서 2026년 1분기 일반 D램 가격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55~60% 올랐다고 밝혔는데요. 트렌드포스는 “반도체 공급 업체들이 첨단 생산 설비를 HBM에 집중 투입하면서 다른 제품 공급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며 “노트북 출하량 감소와 사양 하향 조정 가능성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D램 가격은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AI 시대의 필수 장비로 마진율이 높은 HBM 생산을 늘리다 보니 시장에서 D램마저 ‘공급 대란’이 벌어지고 있단 얘기죠. 근데 또 이 공급 부족이 근시일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기업들은 어떻게든 물량을 확보하려고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합니다. 고객사들이 우선 구매권을 확보하거나 향후 공급 부족 위험을 줄이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으니, 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을 것이고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HBM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8년 1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HBM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8년 1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HBM은 말할 것도 없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삼대장으로 꼽히는 마이크론이 최근에 실적 발표회를 열었거든요.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물량은 이미 완판됐다” “HBM 시장 규모는 2025년 350억달러에서 2028년 1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당연히 마이크론의 제품만 잘 나가거나 마이크론이 시장을 독식한단 얘기는 아니죠. 마이크론은 업계 3등이거든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꽉 잡고 있으니 K-메모리 반도체를 빼놓을 수 없거든요. 외신에서 “K-메모리가 AI의 진짜 심장이다”라고 극찬하는 게 당연합니다.

숫자로 보시죠.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34.8%로 1위고요. SK하이닉스 33.2%로 2위. 둘만 합쳐도 68%입니다. 마이크론은 24%로 쫓아오지만 아직 멀었어요. HBM 시장은 말할 것도 없죠. SK하이닉스만 62%고요. 삼성전자도 기존 17%에서 올해 30%대로 급성장할 전망입니다. 삼성가 HBM4 수율 향상으로 맹추격 중이거든요. 반도체는 한국의 5대 제조업 중 하나잖아요? 30년 쌓은 R&D와 팹 인프라가 빛을 발하면서 오늘날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의 ‘절대 왕좌’에 앉아 있습니다. 자부심을 느낄 만하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약 70%에 이른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약 70%에 이른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K메모리 반도체의 제조 역량은 어마어마합니다. 나노 단위 공정이 뭔지 들어보셨죠.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크기로 칩에 전자 회로를 새기는 거예요. 심지어 우리 기업들이 찍어내는 첨단 HBM은 경쟁사 제품보다 전력을 30% 적게 쓰면서도 엄청난 속도로 AI 연산을 처리합니다. 마이크론은 용량 20% 확대를 자랑하지만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CEO가 “수요 못 맞춰 유감”이라고 할 만큼,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를 충족하려면 한국 제조 역량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하죠.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마저 K-메모리 반도체를 질투하며 제동을 걸고 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한국산 반도체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100%로 늘리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미 상무부 장관도 지난 16일 “미국 생산 아니면 관세”라고 엄포했고요. 이 와중에 삼성은 텍사스 공장,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 투자를 확대하며 엄청난 돈을 미국에 쏟아붓고 있는데, 미국도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그런데 뭐… 미국 빅테크도 우리 기술 없인 AI 못 만들어요. 공급 대란 속 K-메모리 반도체의 절대적 우위는 관세 부과한다고 달라지지 않거든요.

미국 정부는 최근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100%까지 높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미국 정부는 최근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100%까지 높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조선일보 유튜브 '오지랖'


AI 골드러시는 시작됐고, 최대 수혜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AI·피지컬 AI 수요는 계속 늘어날 테니 앞날은 창창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삼성·SK하이닉스 실적 호조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의 추격? 아직 멀었고, 미국의 견제? 기술로 승부하면 그만입니다.


자랑스러운 K-반도체 기업들! 오지랖이 앞으로도 세계 시장을 선도할 우리 기업들의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물론, 우리 정부는 미국의 관세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사실 우리의 기술력과 시장 내 입지가 탄탄해서 개인적으로 크게 걱정은 안 합니다. K-반도체가 펼칠 미래. 조금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채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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