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법무부(대검찰청), 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법무부가 22일 대규모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11월 대장동 항소 포기 반발을 주도한 검사장들이 좌천됐는데 항의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검사장 중 일부는 요직에 발탁됐다. 검찰 안에선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조직 달래기에 신경 썼다’는 평가와 ‘교묘한 갈라치기 인사’란 평가가 함께 나왔다.
법무부는 이날 대검검사급 검사 32명에 대한 승진(7명)·전보(25명) 인사를 오는 27일자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장동 항소 포기 항의 성명에 참여한 검사장 18명 가운데 4명이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됐다.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사법연수원 30기), 박영빈 인천지검장(30기), 유도윤 울산지검장(32기), 정수진 제주지검장(33기)이다. 대검 참모진 중 장동철 형사부장(30기), 김형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32기), 최영아 대검 과학수사부장(32기)까지 총 7명이 이번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이들은 항의 성명을 주도했거나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빈 지검장은 이날 인사 직후 사의를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성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현철 전 광주지검장, 김창진 전 부산지검장, 박혁수 전 대구지검장을 법무연수원으로 좌천시켰고, 이들 중 박현철·김창진 전 지검장은 사직했다. 법무부가 지난 20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정원을 12명에서 23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직제개정령을 공포하면서 이번에도 대규모 좌천 인사가 예상됐다.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30기)은 대전고검장으로 승진했다. 김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때 대검 정책기획과장, 법무부 검찰과장, 중앙지검 4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윤석열 정부 들어 좌천돼 부산고검과 서울고검 검사로 있다가 이재명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지검장은 이 대통령 지시로 꾸려진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 본부장도 맡고 있다.
성명 참여 검사장 중 일부는 요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법무부 검찰국장에 이응철 춘천지검장(33기)이, 법무실장에 서정민 대전지검장(31기)이 임명됐다. 박규형 대구고검 차장(33기)과 이만흠 의정부지검장(32기)도 각각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형사부장으로 전보됐다. 임승철 서울서부지검장(31기)은 창원지검장에, 김향연 청주지검장(32기)이 서울서부지검장에, 문현철 창원지검장(32기)이 의정부지검장에, 신대경 전주지검장(32기)이 제주지검장, 민경호 대전고검 차장(33기)이 청주지검장에, 이준범 수원고검 차장(33기)이 울산지검장에 각각 임명됐다.
법무부와 대검 참모진과 일선 지청장도 대거 교체됐다. 차범준 대검 공판송무부장(33기)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차순길 대검 기획조정부장(33기)이 서울북부지검장으로, 김도완 대검 공공수사부장(31기)이 대전지검장으로 이동했다. 최지석 법무부 기획조정실장(31기), 홍완희 대구지검 부부장(34기), 안성희 서울동부지검 차장(34기), 장혜영 서울중앙지검 2차장(34기)이 각각 대검 공공수사부장, 마약·조직범죄부장, 공판송무부장, 과학수사부장에 새로 임명됐다. 금융·증권 범죄와 정치인 사건이 많은 서울남부지검장엔 성상헌 법무부 검찰국장(30기)을, 인천지검장에 박성민 법무부 법무실장(31기)을, 춘천지검장에 유광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33기)을 각각 임명했다. 정광수 대전지검 서산지청장(34기), 조아라 법무부 법무심의관(34기), 이정렬 인천지검 1차장(33기)은 각각 대전고검 차장, 대구고검 차장, 전주지검장으로 승진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공소청 전환 등 검찰개혁 과제를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검찰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진용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능력에 따른 인사”라며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대했다고 낙인 찍듯이 인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한 부장검사는 “항소 포기와 관련해 굉장히 디테일하게 정밀 타격한 느낌”이라며 “당시 목소리를 크게 냈느냐를 가지고 명확하게 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차·부장검사와 평검사 인사도 다음달 둘째주까지 마칠 방침이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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